장기화 된 경기 침체로 올해에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예년과 다름없이 분투 중이다. 이에 미디어펜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영 비전을 살펴보고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해 10월 이재용 회장의 승진으로 3세 경영을 안착시킨 삼성은 새해에도 ‘초격차’를 목표로 삼고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기업 인수합병(M&A) 등 위기 속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말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사장단 회의를 열고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책에 골몰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같은 기간 대비 69% 감소한 4조3000억 원의 영업 실적을 공개하며 시장에 ‘어닝쇼크’를 안겨준 바 있다. 다만 실적에 일희일비하기 보단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에 매진해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경영 방침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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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베트남 등 동남아 출장을 마친 뒤 김포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 기조 계속
앞서 한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지난 2일 공동 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인 품질력을 제고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다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의 기조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회의에서 이재용 회장의 별도 당부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은) 항상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하라. 위축되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일찍이 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통신,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해온 이 회장은 올해에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해 갈 것으로 보인다.
오래도록 공을 들인 전장 사업에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6년 8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에 전장·오디오 업체인 하만을 인수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바 있다. 이후 부진한 영업 실적을 기록하던 하만은 지난해 4분기 인수 6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인 2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초대형 M&A’ 등 위기 속 승부수 기대
하만에 대한 투자가 결실로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조만간 또 대형 M&A 소식이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다년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의 돌파구로 M&A를 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CES에서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던 한 부회장은 “(지난해) CES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록다운, 미중 이슈 등으로 절차가 지연됐다”며 M&A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가 풀려가고 일상회복 노력이 보이는 걸로 봐서는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삼성이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 달라. 보안 문제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을 강조한 만큼 M&A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재판이 변수
다만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이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매주 목요일 열리는 재판에 출석 중이다.
해당 재판은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두 회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특별 복권을 통해 취업 제약 등의 제한은 풀린 상태지만, 해외 출장 등 별도의 일정이 있을 때마다 재판부에 허락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복권 후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등 3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왔지만 그때마다 재판 일정이 없는 날을 택하거나, 재판부에 허락을 구한 후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회장의 행보에 제약이 있었던 터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대형 투자가 더디게 진행된 면이 있다”며 “올해도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볼 순 없지만, (M&A 등 위기 혁파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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