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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공포, 불신의 시대 도래…‘메르스’ 일파만파
불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민들을 전국적인 공포에 떨게 만든 “메르스” 얘기다. 2명이 메르스로 사망한 데 이어 지금까지 30명의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2차 감염을 넘어선 3차 감염자는 3명으로 확대되었다. 최초 감염자는 호전되고 있지만 메르스 확진자 중 5명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위중한 상태라 앞으로의 경과는 지켜봐야 한다. 자가 및 시설 격리 대상자인 메르스 밀접 접촉자는 1312명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단 하루 사이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공공장소에서 얘기를 삼가며 지하철이나 버스 좌석에서 몸을 움츠리며 서로 간의 접촉을 피한다. 공공화장실 또한 물론이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공공장소 출입문에 손을 대지 않고 열려있는 문으로만 사람들이 다니는 광경도 목격했다. 왁자지껄 사람들이 몰려들던 관광명소는 한산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하루 이틀 사이에 달라진 풍경이다. 메르스로 인해 개인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꺼리는 ‘불신의 시대’가 찾아왔다. 병원별로 다르지만 일부 의원에서는 오늘부터 진료시간 단축을 실시하고, 열이 있는 환자는 모두 문 앞에서 대학병원으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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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가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는 가운데 충북 일선 학교의 교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아버지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도내의 한 종합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도내의 한 종합병원에 설치된 메르스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
보건당국이 광범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의심’으로 분류되는 격리 대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모임과 행사,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오전 황우여 교육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시도교육감 대책회의를 열고 “210개교가 휴업 또는 휴교조치를 한 상태”라고 밝히면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적극적 예방조치를 한다”고 언급했다.
메르스 확산 예방의 열쇠…개인의 자율과 구속
문제는 메르스에 걸린 개인의 자발적인 의사, 확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동 등으로 인해 메르스가 30명에게 퍼졌다는 점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0도 또는 20도에서 최대 48시간을 생존하며, 공기 중의 바이러스 이동이 아니라 개인 간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해 전염된다.
첫 메르스 환자가 지난 5월 15일에서 17일 간 입원한 B병원에서 2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국 30명 환자 중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첫 메르스 환자의 증상이 발현한 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으며, 이는 메르스 전파력이 가장 거셌을 때다. 이어 의료진 중 3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은 메르스 환자 진찰 시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개인의 취약한 위생관념이 메르스 확산을 더욱 키운 격이다. 메르스 심각성에 대한 민관 모두의 문제의식이 부재한 가운데, 보건당국의 통제는 존재할 수 없는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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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메르스에 대한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언급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
결국 개인의 자율과 구속이 메르스 확산 예방의 열쇠다. 정부 보건당국의 통제가 답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일례로 2일 오후에는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중이던 50대 여성이 다른 지역에서 골프를 치다 적발되는 일도 발생했다. 오후 5시 이후 보건당국의 감시망을 벗어나 자취를 감추었다가 남편과 골프 라운딩을 하고서 자택에 뒤늦게 복귀한 것이다. 해당 50대 여성은 골프장으로 이동할 당시 일행 15명과 함께 버스를 탔다.
정부, 공무원은 신이 아니다…현실은 미드․영화가 아냐
전세계적으로 치유약이 없는 메르스다. 아직 백신이 없어 누군가 걸린다면 개인의 자가면역력으로 맞서는 길밖에 없다. 의사도 마찬가지지만 정부, 공무원 또한 신이 아니기에 어떤 사람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걸리는 것을 100%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
현재 정부의 정밀한 대처로 격리자가 하루 사이에 573명 늘어 1312명으로 올라갔다. 정부는 메르스 전용병원도 검토하고 있다. 학교장들의 재량으로 지난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 사태이후 최대 규모로 일선의 초중고, 대학교가 휴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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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괴담이 무차별 확산되면서 사회 혼란은 물론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우려되는 것은 바이러스의 기본적인 특성상 기후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창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바이러스는 경우에 따라 변이를 일으킨다. 이와 더불어 메르스에 감염된 첫 환자 및 그 이후 벌어진 환자 개인들의 취약한 위생관념, 다인실 등으로 규정되는 병원 내부의 구조적 특징, 보건당국의 미진했던 초동 대처가 겹쳐 현재 메르스는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자아내고 있다. 단순한 감기 환자도 모두 메르스 판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 있다. 현실은 미드나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듯이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간에 공포심을 자아내지만 정작 메르스에 걸린 사람은 우리나라 5천 만 중 30명에 불과하다.
메르스? 두려워할 필요 없어…현실을 직시해야
메르스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세간에 알려진 지난 3년간 전세계에서 벌어진 메르스 케이스의 치사율 40%에 현재의 우리나라는 근접하지 않았다. 보건방역당국은 물론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 보다 우리나라 상황이 더 최악이라는 증거는 없다.
현재 메르스 환자는 30명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 격리되어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 메르스는 ‘통제불능’이 아니라 ‘정부의 통제’ 아래에 있다. 오히려 정부의 적극적이며 정밀한 대처로 ‘의심’으로 분류된 격리자가 1312명으로 늘어났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건강하며 아프지 않다. 오히려 몸이 찌뿌둥해 골프 외도를 나갈 정도다.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지도 않는다. 메르스는 지금까지 접촉으로만 감염되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고민하는 걱정 중 90%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걱정이라고 한다.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계속 언급하고 있지만, 메르스의 대대적인 확산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치료약이 없는 메르스에 대한 정답은 하나다. 각자 개인위생에 힘쓰면 될 일이다. 지금은 메르스 ‘불신의 시대’이지만, 염려하지 말자.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