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을 속여 수천만원을 챙긴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수익 중 일부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최모씨(58·여)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 /자료사진=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달 25일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로부터 저신용 대출을 빙자한 사기에 넘어간 척하며 현금회수책 B씨와 접촉한 뒤 이들이 자신의 통장에 5000만원을 입금하도록 유도하고 이중 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과 접촉할 때부터 최씨는 이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을 알고 있으면서 돈을 가로챌 목적으로 대출계약서 작성했고 ‘본인의 계좌로 돈을 넣어주면 인출해서 건네달라’는 요구 등에 순순히 따랐다.

최씨는 은행계좌에 들어온 5000만원 중 2000만원만 인출하고 3000만원을 본인 계좌로 이체한 뒤 ‘창구에 현금이 모자라 다른 은행으로 송금했다’고 둘러댔다.

이에 B씨는 자신이 보이스피싱 조직원임을 밝히고 빼돌린 돈을 돌려달라며 2000만원 중 500만원을 최씨에게 건넸으나 최씨는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겠다’ ‘나머지 돈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협박해 500만원을 더 뜯어냈다.

최씨는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B씨를 따돌린 뒤 가로챈 돈을 인출하려 인근 은행으로 향했지만 이들의 대화를 들은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최씨가 보이스피싱조직을 상대로 가로챈 4000만원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고 B씨 등을 추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