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초에도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과의 금리차 등이 기준금리 인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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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한은은 13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존 연 3.25% 수준의 기준금리를 3.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5‧7‧8‧10‧11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새해 첫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한 데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는 올 초에도 당분간 5% 안팎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물가안정 목표치(2%)를 상회하는 물가 상승세가 단기간에 진정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해 금리를 올려 경기 회복세가 다소 꺾이더라도 고물가부터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이창용 총재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물가안정'에 최우선 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의지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14일(현지시간) 연준의 빅스텝(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으로 한국(3.25%)과 미국(4.25~4.50%)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1.25%포인트로 확대됐다. 기준금리 격차가 1.25%포인트로 확대된 것은 2000 10월(1.50%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금리역전이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등 이에 따른 물가상승은 더 높아진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는 1.0%포인트로 줄었다. 다만 연준이 최근 통화정책 완화(피봇·pivot)를 기대하는 시장을 향해 인플레이션을 잡기 전까지 "금리인하 계획이 없다"는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준은 오는 1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란 이유에서다.
1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6%대로 떨어졌다. CPI가 지난해 6월 9.1%로 최고치를 찍은 후 6개월 연속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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