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세종시 한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기사에게 승강기 사용료를 부과하려 했지만, 입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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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터미널에서 근로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제공 |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다음달부터 택배기사에게 공동현관 카드키를 발급받아 출입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카드키 보증금 10만원과 승강기 사용료 월 1만원을 부과하겠다고 최근 안내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공용시설물 이용료 부과 여부를 입주자대표회의가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아파트 관리규약에는 승강기 사용이 빈번한 비입주민에게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택배기사님들도 힘든 것은 잘 알지만, 기사님이 모든 층을 다 누르면서 배달하기 때문에 승강기 이용이 불편하다는 일부 민원 제기가 있었다"면서 "세종시 다른 아파트단지에서도 이용료를 부과하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강기 사용료 부과 논란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한 주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결정된 사안"이라며 "우리 편의를 위해 택배 서비스를 받는 건데 승강기 사용료를 기사님들한테 부과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10만원에 달하는 카드키 보증금도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종지역을 담당하는 한 택배사 관계자는 "카드키를 발급받아 출입해야 하는 아파트단지가 일부 있는데 보증금은 3만원을 넘지 않는다"면서 "보증금 10만원은 너무 과하고, 승강기 이용료를 받는다는 것은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승강기 사용료 부과 방침을 취소하고, 카드키 보증금도 5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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