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기본사회' 구상을 뒷받침하는 당 기본사회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는다. '성남FC 후원금', '대장동 개발 특혜' 등의 의혹으로 검찰 수사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민생 이슈에 매진해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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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15일 연합뉴스가 복수의 당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기본사회위원장을 맡는다. '기본사회' 구상은 최소한의 삶이 아닌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국가가 지원해줘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기본사회가 기존 기본소득에 기본주거, 기본금융 등의 개념까지 포함한다고 시사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상징적인 정책을 책임질 기본사회위원회의 장을 직접 맡는 점을 비춰볼 때 민생 이슈에 공을 들이겠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속내로 해석된다. 그동안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위기 속에서 여권이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주장해왔던 만큼, 대안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설을 앞두고 민생 행보 이미지를 강화해 명절 밥상 민심에서 자신과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어느정도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당은 기본사회 정책과 함께 전월세 보증금 이자 지원, 한계차주 대환대출 지원 등 신년 회견에서 제안한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계획'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이 대표의 민생행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 조사를 받으며 한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이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성태 전(前) 쌍방울 그룹 회장이 곧 입국할 예정이어서 해당 의혹이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곧 이 대표를 소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가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힌 만큼 출석할 가능성도 있지만, 검찰 포토라인에 반복해서 설 경우, 민심을 견인하려는 노력이 힘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우려하던 당 분열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앞서 이 대표는 13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 당내 상황과 관련 "지금 엄중한 시기다. 적이 몰려오는데 싸우고, 안 보이는 데서 침 뱉고 발로 차는 것을 줄여야 한다"며 "결국 모두를 망치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 대한 당의 단일대오 대응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모여 '사의재'라는 이름으로 만든 연구 목적의 포럼이 공식 출범한다.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현역 의원들이 대거 합류하는 만큼, 이들이 결집하면 이 대표에 대한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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