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공시제도 기준금액을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큰 폭 상향하는 등 대기업 공시부담 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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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공시정보의 효용성을 제고하고 기업의 공시부담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3개 공시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황원철 기업집단국장은 1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선방안이 입법화되면 시장의 자율감시 가능 강화라는 공시제도의 취지를 확보하면서도 정보이용자에게 제공되는 공시정보의 효용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개선방안을 살펴보면 먼저 대규모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및 공시대상 기준금액을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상향하고, 5억 원 미만의 거래는 이사회 의결 및 공시대상에서 제외한다.
또한 기업집단현황 공시의 12개 분기공시 항목 중 주식소유, 자금거래현황 등 8개 항목을 연 1회 공시로 전환하고 공시기준일도 이에 맞춰 변경한다.
이외에도 환경사회투명경영(ESG)와 관련해 기업집단현황공시의 소유지배구조 관련 항목을 한 곳에 배치하고, 물류·IT서비스 거래현황을 공시할 때 비계열 물류·IT사로부터의 매입액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또 비상장사 중요사항 공시 중 ‘임원의 변동’ 공시항목은 기업집단현황공시의 ‘임원현황’ 항목으로 갈음하고 삭제하며,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부과기준은 공시지연에 대한 과태료 감경기간을 기존 3일에서 30일로 연장하고 지연일수에 따른 감경비율도 세분화해 최대 75%까지 확대한다.
특히 계산 실수로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지만 해당 공시내용에서 확인 가능한 경우 등 경미한 공시의무 위반은 과태료 대신 경고로 대체하기 위한 법 개정도 추진한다.
공정위는 이번 개선방안을 제도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 및 하위규정 개정 등 필요한 입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은 17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41일간 입법예고하고 기업집단현황공시 및 2개 과태료 부과기준 등 관련 3개 고시 개정안은 2월 6일까지 20일간 행정예고한다.
황 국장은 “이번 공정거래법 시행령 및 고시 개정안에 대한 입법·행정예고 기간 동안 대국민 의견을 수렴한 후 시행령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연내 개정하고 고시 및 공시양식 등은 올해 기업집단현황 연공시부터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5월 내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국장은 내부거래 기준금액 상향과 관련해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는데 이게 다시 나빠지는 우려에 대해 묻자 “공정위가 지난 2000년에 제도를 처음 도입할 때 기본적으로 규모가 큰 거래에 대해서 이사회 의결과 공시를 통해서 시장 감시와 기업 내부적인 지배구조장치를 통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며 “그러나 현재 경제 규모가 약 3배 이상 커진 상태로 기업집단들의 평균적인 규모도 그 정도 수준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100억 원 기준이라는 것은 2012년에 한 번 50억 원으로 낮췄다가 다시 100억 원 수준으로 회복하는 정도의 규제 수준이기 때문에 내부거래 감시가 약화된다는 우려는 좀 과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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