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제2금융권이 최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줄인 것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서민금융창구로서의 역할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 사진=금융위원회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16일 '서민금융 현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대부업체 등 서민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서민금융 지원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 처장은 "최근 시중금리 상승으로 서민·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이 가중되고 금융 접근성이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국민들 금융애로 완화를 위해 전 금융권의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나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시장 여건 변화에 따른 위험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는 행태는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금융당국이 서민금융 공급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중금리대출 활성화 등 애로 해소 방안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민금융진흥원 보증료를 낮추면서 금융권의 취급금리는 높이는 등 조치가 시행된 만큼 금융권의 더욱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확대 공급, 긴급생계비 소액대출 신규 출시 등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금융업권별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여전사는 지난해 11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조원 줄었고, 12월에는 전월 대비 감소 폭이 1조6000억원으로 커졌다.

저축은행도 지난해 11월 가계대출이 1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12월엔 5000억원 줄었다.

대부업 상위 10개사 가계대출도 지난해 11월 630억원, 12월 421억원 각각 감소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해 11~12월 중 공급이 줄었던 일부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새해 들어 공급 규모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 보증에도 불구하고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근로자 햇살론 등 일부 정책서민금융상품 취급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대출 한도가 확대되고 서민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취급금리를 1%포인트 안팎으로 상향 적용하면서 공급 규모가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서민금융 대출상품인 근로자 햇살론의 하루 평균 공급액은 지난해 12월 100억원에 그쳤으나 새해 들어서는 11일까지 하루 평균 142억원이 공급됐다.

이날 회의에선 2022년도 정책서민금융 자금공급 실적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2022년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는 전년보다 1조1000억원 늘어난 9조8000억원(잠정치)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은 2022년 말 기준 3개사(케이·카카오·토스) 모두 25% 이상을 달성했고, 이 비율을 올해 연말까지 30% 위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공급액이 총 22조8000억원으로 전년도 연간 공급액(2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은행권 자체 재원으로 공급되는 새희망홀씨 대출의 경우 지난해 1~11월 공급액이 2조1800억원으로 전년도 한 해 공급액(3조1700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적극적인 공급 노력을 당부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