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11개월 만에 하락…당국의 '자금조달 자제령' 영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졌다.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픽스가 하락한 것은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경고한 '자금조달 자제령'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졌다. 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면서다./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요 은행들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가 0.0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국민은행이 연 5.78~7.48%에서 5.73~7.43%, 우리은행 연 6.41~7.41에서 6.36~7.36%로 인하됐다.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 등이 최근 일주일 새 0.3%포인트가량 떨어지면서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주 연 4.63∼6.03%였던 주담대 고정금리를 이번 주엔 연 4.36∼5.76%로 내렸다.

은행연합회가 전날 공시한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1월(4.34%)보다 0.05%포인트 내린 4.29%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해왔던 코픽스는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다만 잔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전월 대비 0.33%포인트 상승했고, 신(新)잔액 기준 코픽스는 2.92%로 전월 대비 0.27%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의 수신상품 금리 변화를 반영한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반면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새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돼 시장금리 변동이 즉각 반영된다.

지난해에 이어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도 코픽스가 떨어진 것은 금융당국의 개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은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사상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자 이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인상했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한때 연 5%를 넘어서며 자금이 은행으로 쏠리자 당국은 11월 중순 제2금융권 자금난 등을 이유로 은행권에 '자금조달 경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당국의 경고 후 은행 예·적금 금리 등 수신금리가 떨어지면서 12월 코픽스도 내림세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도 당국에 힘을 실어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은행권은 최근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실제 NH농협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를 포함한 일부 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내렸고, 우리은행도 지난 13일부터 우대금리를 올리고 가산금리를 내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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