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생명보험사들도 운전자보험 내 특약인 자동차부상치료비(자부치)를 탑재한 상해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 생보사들이 주력상품인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부치 특약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모습이다.

   
▲ 사진=미디어펜


자동차부상치료비란 자동차 운행 여부와는 상관없이 일어난 교통사고, 즉 운전중교통사고와 보행중교통사고를 포함한 모든 교통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경우 부상급수별로 보상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다.

자부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근거해 운전자보험에서 특약 형태로 판매되면서 손보사의 고유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자부치는 보험업법상 제3보험으로 분류돼 생보사에서도 판매 가능하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넘버원 재해보험 2301’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47종의 특약으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보험 소비자 본인에 맞는 플랜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특약엔 그동안 판매되지 않았던 ‘자부치’와 ‘교통사고부상지원특약(교부지)’ 등이 포함됐다.

흥국생명도 이달 2일 상해보험 상품인 ‘다사랑통합보험V2’을 개정하고 신규 특약으로 자부치 특약을 탑재했다. 지난해 4월 자부치 특약을 출시했다가 6월 판매를 중단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재출시했다. 다만 올해 1월 자동차부상치료 개정에 따라 자부치 가입금액이 30만원으로 줄고 보장횟수는 연간 3회로 제한, 단독사고 보상도 제외됐다.

지난해에는 교보생명 ‘(무)교보응원해요알지(αz)보장보험’을 비롯해 삼성생명 ‘종합재해보장보험 수호신’, 동양생명 ‘무배당수호천사내가만드는상해보험’ 등에서 운전자보험 관련 특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전자보험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던 분위기가 생보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운전자보험은 보험사의 장기상품 중 흔치않게 이익을 내고 있는 효자상품이다. 손해율을 살펴보면 2019년 63.3%, 2020년 61.2%, 2021년 58.4%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특히 2020년 3월 ‘민식이법’ 시행 이후 사고 리스크를 덜기 위한 운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판매량은 급격히 증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운행량 감소로 손해율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2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자동차보험 시장 규모와 비교해 운전자보험 시장 규모는 900억원에 불과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보험업계는 평가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생보사와 손보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이미 다양한 상품들이 많이 나온 상황으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에 대한 특약 판매를 확대해서 고객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고객 유입이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생보사에서 자부치를 탑재한 상해보험을 판매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