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우리금융그룹 이사회가 오는 18일 첫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시작으로 차기 금융그룹 회장 인선에 돌입하면서 그동안 연임 도전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손태승 회장의 결단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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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차기 회장 1차 후보(롱리스트) 10여 명을 추리고, 이달 하순에는 최종 후보(숏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25일까지다. 우리금융 정관에 따르면 임추위는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 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앞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지난 4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임추위 가동을 결정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지 여부 등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지만 최종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의 임추위 가동을 앞두고 손 회장이 거취를 둘러싼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해 왔다. 하지만 손 회장이 임추위가 열리는 전날까지도 명확한 입장표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날 발표되는 임추위 롱리스트 명단에 손 회장이 포함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차기 회장 후보에는 내부 출신으로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권광석 전 행장, 남기명 전 부행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의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은 지난해 9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려면 중징계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법원에 제기해야 한다.
앞서 손 회장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문책경고가 확정됐을 때 금감원을 상대로 징계 취소소송을 벌여 1심과 2심에서 승소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연일 손 회장의 용퇴를 종용하는 압박성 발언은 손 회장의 연임 도전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그 정도 사고(라임펀드 사태)가 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제도를 바꿀지,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등은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고 소송 논의만 하는 것에 굉장히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손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위 중징계를 받은 이튿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금융 측이 행정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사자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지난해 12월 3연임을 앞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전격적인 용퇴를 두고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서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입장을 밝혀 사실상 손 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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