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 거래' 평가…추가 M&A 관측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털(VC)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전 KTB네트워크)를 전격 인수한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던 우리금융그룹은 이번 인수로 ‘영역 확장’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인수합병(M&A)이 검토될 가능성도 벌써부터 점쳐진다.

   
▲ 우리금융그룹이 다올금융그룹의 벤처캐피털(VC)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전격 인수한다. /사진=김상문 기자


18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의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가 확정됐다. 다올금융그룹은 지난 17일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로 인수금액은 약 2100억원 수준이다. 

이번 거래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으로 평가 받는다. 다올금융그룹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금융 역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국내 1세대 VC인 다올인베스트는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우리금융의 위상에 걸맞은 매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올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의 여파를 진정시킬 수 있는 기회다. 회사 측은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고 매각이익을 통한 자본확대가 이뤄져 유동성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고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다올금융그룹은 다올신용정보·다올타일랜드 등의 매각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금융의 이번 인수는 ‘첫 단추’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주 오랫동안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강조해온 만큼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추가적인 M&A를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번 인수건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남달랐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손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은 그의 ‘연임 의지’와도 연결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손 회장은 이날 오후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증권업계의 경우 이번 인수건에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SK증권·유안타증권 등은 단골 인수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되지만 실제 매물은 아직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번 다올인베스트의 경우처럼 알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경우 우리금융이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확장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손 회장 퇴임 이후에도 (우리금융은) 비슷한 흐름으로 인수 의지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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