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친윤계'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 중이다. 당권 출마를 채비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대통령실·'친윤계' 의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윤심'이 '당심'으로 이어질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에게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물었다. 그 결과 김 의원은 35.5%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월 2주차 시행된 1차 조사에서 9.8%를 기록한 이후 10.3%(12월 4주차), 15.2%(12월 5주차), 35.5%(1월 2주차)로 지지율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1차 조사때와 비교하면 25.7%포인트(p)나 급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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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김기현 의원이 11일 오후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건배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동안 독보적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나경원 전 의원은 21.6%로 2위로 밀려났다. 나 전 의원은 1차 조사에서 22.9% → 26.5% → 30.8% → 21.6%로 직전 조사 대비 9.2%포인트나 하락했다.
그 뒤로는 안철수 의원이 19.9%, 유승민 전 의원 7.4%, 황교안 전 대표 3.7%, 조경태 의원 2.5%, 윤상현 의원 1.5% 순이었다. 안 의원의 경우 15.0% → 15.3% → 20.3% → 19.9%로 약 한 달 간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위로 내려 앉았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정치이념성향을 '보수층'이라고 응답한 23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김 의원이 36.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경원 21.9%, 안철수 18.9%, 유승민 6.4%, 황교안 3.8%, 조경태 3.5%, 윤상현 2.6% 순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그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나 전 의원이 2위로 밀려나고 '친윤계' 의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이 1위로 우뚝 올라서면서 '윤심'이 '당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아직은 김 의원의 지지율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8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원들이 대통령의 뜻이 뭔지 생각하니까 김 의원쪽으로 모이는 거 아니겠나"라며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맹렬 윤 대통령 지지표가 김 의원 쪽으로 간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을 지지했지만 그래도 대통령의 의중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 분들이 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윤심이 곧 당심으로 연결된 것으로 봐야 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라며 "나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지지율을 합치면 한 40%정도 되지 않나. 윤 대통령이 지지하면 무조건 거기로 가겠다는 사람들이 30~40% 사이가 되는 거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40%나 된다. 속단하긴 이르다"라고 했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지지율은) 대통령과 윤핵관이 억지로 끌어올린 거 아니냐"라며 "그 이상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려면 (김 의원이) 내가 정말 당대표감이라는 능력과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이 정도 지지율은 예정된 수순이었고, 과반에 육박할 수 있는지, 40%를 뚫을 수 있는 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RDD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