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31·토트넘)은 로봇이 아닌 사람인 것이 맞다. 한결같이 잘 하고 매 경기 골을 넣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나 팀 상황을 고려할 때 적어도 이번에 만나는 맨체스티 시티를 상대로는 '골 넣는 로봇'이 돼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순연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지난해 9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로 미뤄졌다.

손흥민이 뭔가 보여줘야 할 일전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4골(2도움)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 23골을 터뜨리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던 기세가 사그라들었다.

부진의 원인은 있다. 지난해 11월초 당한 안와골절 부상이라든지, 온 신경을 집중했던 카타르월드컵 출전이라든지, 손흥민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들은 있었다.

   
▲ 늘 보고 싶은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그렇다 해도 팀 간판 공격수로서 득점력이 뚝 떨어진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지난 5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손흥민은 리그 9경기 만에 4호 골을 넣으며 부진 탈출을 알리는가 했으나 이후 두 경기(FA컵 포함)에서 또 침묵했다. 토트넘 팬들 사이에서는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부상 회복한 히샬리송을 선발로 기용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을 감쌌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이 지난 시즌만큼 골을 넣지 못하고 있다. 그의 골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로봇이 아닌 사람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손흥민이 압박감에서 벗어나 득점을 올리길 희망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흥민이 훈련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손흥민을 두둔했다.

이번 맨시티전은 토트넘에 매우 중요하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4경기에서 1승1무2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16일 아스날전에서는 0-2로 완패를 당했다. 승점 38로 5위에 자리한 토트넘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놓칠 위기에 빠졌다. 현재 4위 뉴캐슬(승점 38)에 승점 5점 차로 벌어져 있다.

토트넘이 추락을 막고 반등하려면 상위권 팀 맨시티(2위·승점 39)를 잡는 것만큼 좋은 계기도 없다. 만약 맨시티전에서마저 패해 연패에 빠진다면 '빅4' 희망은 더욱 옅어진다.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 해리 케인은 리그 15골로 득점 2위를 달리며 꾸준히 활약 중이다. 손흥민의 득점포가 가세해야 토트넘의 공격력이 불붙으며 승점 사냥을 본격화할 수 있다.

손흥민은 '로봇'처럼 강인한 모습으로 골도 넣고 기회도 만들어야 한다. 손흥민이 그동안 맨시티를 상대로 총 15경기 출전해 7골 3도움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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