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건설이 4000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하며 단기 유동성 부담을 덜었다. 주택시장 침체와 우발채무 부담 등 불안 요인은 존재하지만 장기 차입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로 단기적인 차환 위험은 감소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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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건설 사옥 전경,/사진=태영건설 |
20일 건설업계와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오는 26일 지주회사인 TY홀딩스를 통해 4000억 원 규모 장기 자금을 지원받는다. TY홀딩스는 태영건설 지분 27.8%를 보유한 대주주다.
차입기간은 오는 2027년 1월 26일까지 4년이며 만기 일시상환 방식이다. 태영건설은 이번 차입과 관련해 소유 부동산 및 투자주식 일부 등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자율은 연 13.0%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TY홀딩스는 이번 대여자금을 사모펀드 KKR로부터 사모사채 방식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TY홀딩스는 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운영 및 폐기물 처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에코비트를 주주간 공동투자약정을 바탕으로 KKR과 공동 지배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자금조달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선제적으로 장기성 자금을 확보해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그룹 차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게 되면서 올해 분양 대기 중인 사업과 추진 중인 개발사업들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차입으로 태영건설의 단기적인 유동성 대응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올해 상반기 약 4000억 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와 3월 1400억 원 규모 공모사채 만기가 예정된 상황이다.
태영건설의 별도기준 유동성(현금 및 장단기금융상품)은 지난 2021년 말 4021억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1402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4000억 원 현금을 확보함으로써 단기적인 자금소요에 대한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태영건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 악화와 금리 상승,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경색이 심화하면서 일부 시행사에 대한 자금대여, 자체적인 유동화증권 매입 등으로 인한 자금소요가 지속됐다”며 “이번 주주사 차입 이외에도 금융시장 내에서 추가 자금조달을 계획하는 상황이며 최근 현금 확보 수준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자금소요에 대한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분양경기 저하를 비롯해 여전히 과중한 PF 우발채무 규모 등은 불안 요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개발사업과 관련해 종속법인 포함 시행사 등에 제공 중인 PF 우발채무 잔액(SOC사업 제외)은 지난 2017년 8231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9월 말 3조2385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 별도기준 PF 우발채무와 자기자본 비율은 3.74배 수준이다.
전 연구위원은 “태영건설은 예정사업장 가운데 지방 현장과 자체개발사업 비중이 큰 편으로 주택경기 침체와 분양경기 저하가 장기화할 경우 자체개발사업을 포함한 주택사업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 또한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와환 등 긍정적인 요인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높은 이자 부담과 부동산 수요 위축 등에 따른 분양가 하락, 미분양 위험 증가 등 부정적인 요인 영향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태영건설 입장에선 근 시일 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 차환을 비롯해 향후 사업 및 분양·입주 실적이 중요해졌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자금 확보로 재무완충력을 갖춘 만큼 경기 회복 때까지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 대비뿐 아니라 추진 중인 사업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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