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0.25%포인트 인상했으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의 수신 금리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저축은행에서도 연 5%대 정기예금 상품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4.97%로 4%대로 내려앉았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4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평균 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11월 말(연 5.53%)과 비교하면 0.56%포인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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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저축은행 |
24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36%로 한 달 전보다 0.53%포인트, 3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32%로 한 달 전보다 0.53%포인트 내렸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지속해서 내림세를 보이면서 최근 들어서는 연 5%대 금리 상품을 찾아보기도 어렵게 됐다.
SBI저축은행은 전날 예·적금 금리를 최대 0.65%포인트 내렸다. 이에 따라 SBI저축은행의 온라인 정기예금 금리는 연 4.9%로 조정됐다.
웰컴저축은행도 같은 날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하하면서 최대 연 4.8% 금리를 제공한다.
OK저축은행도 지난 1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창구 가입 상품 금리는 기존 연 5.1%에서 연 4.6%로, 비대면 전용 상품은 연 5.3%에서 연 4.8%로 떨어졌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씩 인하했다. 이에 따라 대면 가입 상품 금리는 기존 연 5%에서 연 4.8%로, 비대면 전용 상품은 연 5.1%에서 연 4.9%로 하향됐다.
저축은행은 최근 몇 달간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려왔다. 지난해 초 2%대에 머물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9월까지 3%대를 기록했으며 10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10월 1일 3.85%로 집계된 1년 예금 평균금리는 같은달 말 5.40%로 1.55%포인트나 올랐다.
지속되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시중은행과의 자금확보 경쟁이 맞물려 향후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7%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대출금리 상승 등을 우려해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 자제를 당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은행권에서 예금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3%대로 내려앉자 저축은행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유인이 사라진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통상 은행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해 수신을 유치하는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를 내세워 자금을 끌어온 만큼 예금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왔으나 대출금리는 그만큼 올릴 수 없는 상황으로 경쟁에 부담을 느껴왔다”며 “장기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운영하기에는 리스크가 컸는데 경쟁이 잠잠해지면서 부담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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