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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연 대신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 |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미디어펜은 최대주주가 누구인가요? 뭐하시는 분인가요?”
인터뷰 시작 전 김미연 대신자산운용 리서치 본부장은 기자에 대뜸 질문을 던졌다. 안 그래도 최근 회사 경영진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 터라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김 본부장은 웃으면서 “애널리스트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어느 곳에 가도 집요하게 질문을 많이 해 ‘검사나 경찰이냐’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사기를 칠 관상인지 아닌지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질문해 ‘취조하는 것 같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서 피부과를 겸업하고 있는 내과병원에 갔는데 그 곳에 코스닥 H모 기업의 인기 (피부)주사를 싸게 놓아준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의사에 계속 물었더니 요즘 파격세일 중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H사 주식의 매도타이밍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이처럼 늘 넘치는 호기심 넘치는 소녀와 같은 행동을 보이는 것은 ‘삶이 곧 주식이고 주식이 곧 삶이다’는 생활신조를 갖고 있어서다. 업무시간 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늘 주식에 관한 생각에 빠져서 산다. 친구도 안 만난다.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면 ‘역대 히트 친 과자의 판매량이 몇 년간 지속됐는지’, ‘허니버터칩의 생산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분석해보는 것이다.
TV를 볼 때도 한 시간에 6~7개 채널을 돌아가면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분석하면서 본다.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삼시세끼’ 등 ‘먹방’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 식자재 주식을, 음악방송에서 노래가 인기를 끌면 해당 가수가 소속된 엔터주를 펀드에 편입하는 식이다. 놀러갈 때도 어느 리조트의 인기가 높은지 확인한다. 마트에 가서도 어느 제품의 판매대가 가장 앞에 나와 있는지 유심히 살펴본다.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을 사기 위해서다.
아이들에 인기가 많다는 학원에서는 ‘교재는 무엇을 쓰나?’, ‘학원 강사는 몇 년을 했나?’ 꼼꼼하게 물어보고 의심한다. 기업 CEO의 강연이나 포럼 등에도 자주 참여해 관상까지 본다. CEO의 관상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그 기업에 투자하고 그 CEO가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 따라가면서 투자한다. 오랜 세월 CEO의 관상을 보다보니 사기꾼은 관상은 거의 가려낼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늘 호기심을 갖고 주식에 관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안 피곤하냐’고 물어보는데 친구들과의 수다, 등산, 회식 등 주식에 관한 생각을 빼고는 모든 일이 피곤하다”며 “주식을 하려면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새 제품이 나오면 반드시 써봐야 한다. 카드 값의 반은 애교육비로 나머지 절반은 물품 구입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목을 선정할 때도 반드시 직원들과 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해보고 결정한다. 마스크팩을 제조하는 여러 회사가 있으면 모두 직접 사용해 본 뒤 가장 효과가 좋은 제품의 기업의 주식을 산다. 다만, 투자 후 ‘밤에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주식’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우량주에 투자해야 조정 시에도 가격이 덜 내리고 장기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여성시대 펀드’라는 대신UBP아시아컨슈머 펀드를 내놓고도 왜 내츄럴엔도텍을 편입하지 않느냐고 욕도 많이 들었다”며 “어머니, 시어머니와 함께 백수오 제품을 섭취했지만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었다. 한 가지 제품에 의존하는 기업의 주식은 절대로 사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