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금융위 출신' 취임하나…2월말 선임절차 끝날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이 신임사장 공개 모집에 나섰다. 예탁결제원은 자체심사 기준까지 공개하며 투명성‧공정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3연속 금융위원회 출신 인사가 거쳐 간 이력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금융관료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한국예탁결제원이 오는 30일까지 신임 사장을 공개 모집하고, 내달 말까지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고 최근 예고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오는 30일까지 신임 사장을 공개 모집하고, 내달 말까지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공모 절차는 지금까지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즉, 지원을 마감하면 임원추천위원회가 서류와 면접을 통해 주주총회에 후보자 1인을 추천하고, 주총을 거쳐 금융위의 최종 승인을 받는 순서다. 

사장 임기는 취임 후 3년이다. 현직 이명호 사장은 이번 달로 임기가 만료되지만, 신임 사장의 취임 시기가 2월 말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후임 사장 취임 전까지 업무를 지속한다.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의 초점이 되는 부분은 전임에 이어 이번에도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 인사가 오느냐의 여부다. 지난 2013년부터 예탁결제원은 세 번 연속 관료 출신이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도 자연히 관료 출신들이다. 최근 복수 매체들은 박정훈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의 이름을 거론했다. 행시 35회 출신으로 작년 8월까지 금융위 상임위원직을 맡고 있었다. 또 다른 인물로는 김정각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행시 36회)의 이름도 거론된다. 현직 이명호 사장은 행시 33회 출신이다.

이달 말이면 신임 사장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에도 금융위 관료 출신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될 경우 낙하산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물론 예탁결제원은 자체심사 기준을 공개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이 공지를 통해 게재한 후보자 심사 기준은 정부와 국내외 증권·기관과의 대외 업무 추진 능력(25점), 예탁과 결제 업무 등의 전문지식(20점), 효과적인 조직 관리 역량(20점), 예탁결제원의 중·장기 비전과 미래 전략 설정 능력(20점), 청렴성과 준법‧도덕성 등의 윤리의식(15점) 등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인사의 경우 일반 여론의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면이 있으나, 기관 내부에서는 사장 인선 때마다 치열한 논란이 반복되곤 했다. 지난 2020년 이명호 사장 취임 당시는 물론 2021년 한유진 상임이사 선임 당시에도 반발이 매우 거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속단하긴 이르지만 새 정부 초기이기도 해서 낙하산 인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건 사실”이라면서 “2011년 취임했던 우리은행 출신 김경동 19대 사장 같은 사례가 그나마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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