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 규모…나 사장 취임 이후 사고 18건
원희룡 국토부 장관, 2월 윤 대통령에 해임안 건의 계획
[미디어펜=박규빈 기자]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나희승 사장 체제에서 대형 사고가 이어진 만큼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28일 국토교통부 행정처분심의위원회는 열차 궤도 이탈·직원 사망 사고 등 3가지 사건과 관련, 전날 코레일에 대해 과징금 18억 원 부과를 의결했다. 국토부 행심위가 과징금 부과 대상으로 꼽은 사고는 △경부 고속선 영동 터널 인근 KTX-산천 열차 궤도 이탈 △대전조차장역 SRT 열차 궤도 이탈 △남부 화물 기지 오봉역 직원 사망 건이다.

지난해 1월 5일 경부 고속선 KTX 궤도 이탈과 7월 1일 대전조차장역 SRT 궤도 이탈에 대해 각각 철도안전법에 따라 7억20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는 단건 사고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최대 과징금은 2018년 강릉 KTX 탈선 사고에 대한 6억 원이었다.

   
▲ 경부 고속선에서 탈선한 KTX-산천 열차./사진=연합뉴스

약 62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KTX 궤도 이탈 사고는 조사 결과 코레일이 철도 차량 차륜 정비 과정에서 초음파 탐상 주기를 준수하지 않아 생겨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구로관제센터 관제사가 사고 차량을 2시간 16분 전에 운행한 기관사로부터 차량이 불안정함을 나타내는 검지 기록을 통보받고도 이를 운영상황실에 통지하지 않아 철도안전관리체계를 위반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대전조차장역 사건과 관련, SRT 열차는 여름철 고온으로 변형된 선로를 통과하던 중 궤도를 이탈해 약 56억 원 규모의 재산 피해를 냈다. 사고 발생 이전에 선행 열차 기관사는 "열차 통과 시 좌우 진동이 느껴진다"며 선로 이상을 역무(로컬) 관제 운전팀장 등에게 전달했지만 이들은 사고 열차 기관사에게 통보하지 않고, 구로관제센터에도 보고하지 않았다.

해당 구간은 사고 이전 궤도 검측에서 보수 필요성이 14회나 지적됐음에도 코레일은 보수 작업을 적절히 시행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오봉역에서는 화물 열차 관련 작업을 하던 코레일 직원 1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코레일에 과징금 3억6000만 원을 물렸다.

코레일은 국토부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 이의 제기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코레일은 행정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사진=한국철도공사 제공

총 18억 원을 물게 되자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이 같은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취임 이후 철도 사고가 18건이나 터졌다. 국토부는 지난해 코레일 특별 감사를 진행했고, 나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추진했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나 사장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한편 나 사장은 해임 방침에 반발해 지난 13일 징계 재심의를 신청했으나 국토부가 지난 19일 이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내달 초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나 사장 해임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상신할 계획이다. 원 장관은 코레일 사장 교체 의사가 확고한 상태다. 나 사장은 윤 대통령이 안건을 재가해 해임 확정 시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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