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에만 11만9309건…일평균 대비 3배 많아
보험료 인하·정비수가 인상 등 악화 요인 다수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전국적인 강추위에 사고가 증가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겨울철은 한파에 폭설이 잦고 빙판이 많은 계절적 요인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는 시기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1일부터 24일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빅4' 손해보험사들이 긴급출동 서비스에 나선 횟수는 일평균 4만1392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긴급출동서비스란 차량의 고장이나 여러 이유로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경우 보험사가 현장으로 출동해 해결해주는 것을 말한다.

출동 이유별로 보면 전체 출동건수(99만3409건) 중 '배터리 충전'이 57만2808건(57.7%)으로 1위를 차지했다. '긴급 견인'(18만5621건), '타이어 교체'(14만7290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24일 하루 출동건수는 11만9309건으로 일평균 대비 3배나 많았다.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인 -17도까지 떨어졌던 이날엔 '배터리 충전'이 9만4744건 발생, 출동건수의 80%가량을 차지했다.

이에 손해율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0.5%로 집계됐다. 2021년 말 기준 평균 손해율인 81.0%와 비교해 0.5%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나 문제는 올해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 손보업계는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내달 말부터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되는데다 정비수가 인상 요구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남아 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내달 25~27일 책임개시 건부터 보험료를 2.0~2.5%를 인하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손보사 중 제일 먼저 지난 1일 개인용 자동차보험 책임개시 건부터 보험료를 2.0% 내렸다.

정비수가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보험업계와 자동차정비업계 간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논의 중인 협의회는 인상으로 가닥을 잡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정비업계는 9.9%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비수가는 2018년 인상된 이후 3년간 동결됐다가 2021년 12월 4.5% 올랐다. 정비업계는 당시 인건비 상승 등 원가 인상요인이 쌓였다며 8.2% 인상을 요구했으나 국민 보험료 부담 등을 고려해 4.5%로 합의했다. 당시 손보업계는 이로 인한 추가 부담액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1%대 보험료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21년 코로나 반사이익으로 자동차 운행량이 줄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실적이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2022년도 흑자가 전망되지만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누적적자가 2조7000억원 수준”이라며 “올해는 한파·폭설 등 계절적 요인과 더불어 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등으로 손해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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