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마리텔’의 인기요인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한시간이었다.

6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백종원의 대항마를 드디어 내놓았다. 채팅창을 보며 쉴 새 없이 시청자와 의견을 주고받는 방송인 홍석천과 김범수의 모습은 마리텔의 인기요인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날 방송은 고정 게스트 백종원, 김구라와 도전자인 홍석천, 신수지, 샤이니 키가 시청률 승부를 벌였다. 점유율 50%를 넘어서는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백종원을 다른 출연자들이 위협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출연자들의 역량에 많은 기대가 쏠렸다.

▲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캡처

직전 방송까지만 해도 출연자들의 코너 선택은 단조로웠다. 백종원의 요리, 김구라의 퀴즈 외에는 대부분 음악, 개그, 헬스에 치중돼 있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는 아이템이었다. 일부 출연자들은 콘셉트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단 한번 출연을 끝으로 ‘마리텔’을 떠나기도 했다.

홍석천과 김범수는 이전 출연자들과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홍석천의 출연은 신의 한 수 였다. 독보적이었던 요리방송에 강력한 적수를 투입시키면서 백종원과 홍석천 모두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홍석천을 향한 시청자들의 드립은 절정이었다. 개인 트레이너를 ‘게이 트레이너’라고, 효모를 ‘호모’라고 놀려대는 장난에 홍석천은 동요 없이 귀여운 설전을 벌였다.

김범수는 김구라의 방송에 게스트로 초대돼 미술을 소개했다. 시청자의 주문을 다 들어주고, 특이한 자존감으로 악플에 아랑곳하지 않는 그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김구라가 “너무 소통을 한다”고 말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마리텔’은 출연자들이 제시한 아이템에 대한 흥미와 함께 얼마나 소통이 가능한지에 따라 재미가 갈리는 포맷이다. 백종원이 처음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도 ‘슈가보이’로 대표되는 격 없는 소통 덕분이었다. 단편적으로만 비쳤던 연예인들의 맨얼굴을 만나고, 소통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켰다.

김범수와 홍석천의 유연한 방송감각은 계속해 웃음을 유발했고, 이야깃거리를 연속적으로 생산했다. 민첩한 반응과 받아치기가 ‘주고받기’의 재미를 되살리며 오랜만에 두루두루 재미있는 한시간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