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병력 동원 야간 연습 동향도…군 “최근 증가된 활동 감시”
지난해 4월 신형 ICBM·2021년 1월 신형 SLBM 등 열병식서 공개
“북 열병식에서 전략자산 모형 공개 후 실제 시험하는 경우 많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오는 8일 군 창건일(건군절)에 맞춰 대규모 열병식을 열 것으로 예상되면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무기’를 시험발사하는 등 무력도발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열병식을 준비해왔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달 이상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던 만큼 열병식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플래닛 랩스’가 4일 촬영해 미국의소리 방송이 보도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평양시 김일성광장에 운집해있는 인파가 포착됐다. 지난달에 이어 지속적으로 열병식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빨간색 꽃 등으로 붉은 물결이 연출되는가 하면, ‘2’와 ‘8’ ‘75군’이란 대형 글자로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이달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보다 8일 건군절에 맞춰 북한에서 열병식이 거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병력의 야간 연습 동향도 포착돼 이번에도 야간 열병식 가능성도 예상된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가 지난달 28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김일성광장과 대동강 주변에 대형 전광판과 각종 조명, 폭죽 장비 등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통상적으로 낮에 열병식을 해오던 북한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0’시에 시작하는 심야 열병식을 개최한 이후 야간에 열병식을 열어왔다. 2021년 1월 14일 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 2022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설 90주년 열병식도 모두 한밤중에 개최됐다. 

정부도 북한 열병식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열병식이 건군절에 개최될 가능성’에 대해 “군은 지난해 연말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차량과 인원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고, 최근 예행연습과 관련해 증가된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며 “행사일이 다가온 만큼 좀 더 면밀하고 관심을 기울여서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5·10년 단위를 정주년으로 삼아 대대적으로 기념해온 만큼 이번 75주년 건군절에 여는 열병식에서 어떤 무기가 공개될지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고체연료 엔진을 장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해 대내외적으로 위상을 과시하고, 이를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북한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등 여러 종류의 무기를 공개했다. 2020.10.10./사진=뉴스1

북한은 약 2만 명의 병력이 동원된 지난해 4월 열병식에서도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과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대거 공개했다. 2021년 1월 8차 당대회를 기념한 열병식에선 신형 SLBM인 ‘북극성-5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으로 불리는 KN-23을 선보인 바 있다.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를 공개할 경우 상반기 중에 그 무기를 시험발사하는 무력도발을 벌일 가능성도 높다. 2월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과 3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북한의 각종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한미훈련 기간 중에 일일이 맞대응하듯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전까지 한미훈련 기간에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의식하듯 무력도발을 자제하던 패턴이 깨진 것이다. 게다가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올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내겠다고 예고한 만큼 사실상 신형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지난해 말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대해 직경이 더 큰 고체연료엔진 개발로 전략무기 수준을 고도화시켜가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와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분출시험과 관련해 “북한 발표대로 추진력이 140tf이면 ICBM급 엔진이고,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미사일에 적용할 엔진 개발이라고 봐야 한다”며 “탄두 중량을 600~800㎏이라고 가정했을 때 미 본토에 도달 가능한 1만㎞ 이상의 사거리가 가능한 추진력”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의 최근 신형 무기 공개 방식을 보면 우선 열병식에서 모형을 공개하고, 이를 실제 개발 시험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이 지난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핵추진잠수함 개발 역시 빈말이 아닐 것으로 본다”면서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최단 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만큼 예상보다 실전 배치도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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