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또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게 됐다. 모처럼 찾아온 첫 국가대표 발탁 기회가 소속팀의 반대로 무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최지만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 불발 소식을 전했다. KBO에 따르면 피츠버그 구단은 WBC 조직위원회에 최지만의 수술 이력을 사유로 WBC 참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부상 검토위원회를 거쳐 최지만의 WBC 출전 불허 결정이 내려졌다.

최지만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후인 11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시즌 내내 팔꿈치 통증에 시달렸고, 원인이 된 뼛조각을 제거한 것. 간단한 수술이어서 충분히 회복해 3월 열리는 WBC 출전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열린 팬 사인회 당시 최지만. /사진=최지만 인스타그램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최지만을 대표팀 엔트리 30명에 포함시켰지만, 피츠버그 구단의 반대에 부딪혀 최지만을 명단에서 제외해야 했다. 최지만을 대신해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이 대표로 추가 선발됐다.

피츠버그 구단이 최지만의 WBC 출전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부상 재발 우려 때문이기도 하고, 새로 이적한 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지만은 지난 시즌 후 탬파베이에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다. 피츠버그 입장에서는 새로 데려온 최지만이 수술 후 제대로 회복하고 있는지, 팀 전력에 어떤 쓰임새가 있을 것인지를 스프링캠프에서 함께하며 체크하고 싶었을 것이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0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최지만은 그동안 대표팀에 선발될 기회가 없었다.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대표팀에 뽑힐 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 데뷔해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은 최지만이지만 2017년 WBC 때는 대표팀 멤버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때는 현역 메이저리거의 대표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없었다.

이번 WBC가 최지만이 대표로 선발될 절호의 기회였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서 대표 자격도 충분했고,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WBC 대회는 메이저리거들의 출전에도 제약이 없었다.

하지만 최지만은 부상에 발목을 잡혀 또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됐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국가대표로 뛰는 꿈을 꿔왔던 최지만이기에 실망감은 대단했다. 그는 대표팀 합류 불발 결정이 내려진 뒤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스포츠바이브를 통해 "모든 운동 선수들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는 꿈을 꿨을 것이다. 이번에 WBC 최종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기대가 컸기 때문에 팀의 결정에 따른 실망과 좌절감도 매우 크다"고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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