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안정화, 대통령·당국 압박에 자발적 금리 인하 효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연 3%대로 내려왔다. 국내외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로 시장(채권)금리가 떨어진 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축소한 영향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에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이 자발적 금리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혼합 고정금리형(금융채 5년물 기준, 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최저금리는 각각 연 3.962%, 연 3.97%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은행권이 판매 중인 고정금리 상품 중 최저 수준이다. 

   
▲ 주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가 연 3%대로 내려왔다. 국내외 통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로 시장(채권)금리가 떨어진 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축소한 영향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에 이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은행권이 자발적 금리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사진=김상문 기자


전날 케뱅의 아담대 금리가 연 3.98∼4.98%로 업계 최저를 형성하자, 카뱅도 뒤이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선 모습이다. 카뱅의 전날 주담대 금리는 연 4.058∼5.059%였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혼합형 고정금리(은행·금융채 5년물)는 이날 현재 연 4.08~6.13%에 형성돼 있다. 최저금리 기준으로는 국민은행이 연 4.08%로 가장 낮고, 뒤이어 하나 연 4.146%, 농협 연 4.23%, 신한 연 4.73%, 우리 연 5.57% 순이다. 

지방은행권도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 전날 BNK부산은행은 △BNK행복스케치전세자금대출 최대 0.80%포인트(p) △BNK전세안심대출 최대 0.60%p △BNK프리미엄전세자금대출 최대 0.40%p 등 전세자금대출 상품금리를 인하하는 한편, 6000억원 한도로 특판을 벌여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에 추가 0.50%p의 금리감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광주은행도 전날 비대면 아파트대출을 출시했는데, 우대금리 등 최고 연 2.7%p의 금리 우대혜택을 누릴 경우 금리는 최저 연 3.70%까지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담대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것은 시장(채권)금리가 단기간에 상당한 하락세를 보이는 까닭이다. 

대표적으로 주담대 고정금리의 준거금리인 금융(은행)채 5년물 금리는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 무보증 AAA) 5년물 금리는 6일 현재 연 4.038%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6일 평균금리 연 4.527%에 견주면 약 0.489%p, 지난해 12월 6일 평균금리 연 4.707%에 비교하면 약 0.669%p 인하된 셈이다. 

여기에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격차) 확대에 따른 정부와 당국의 이자장사 비난에 은행들이 스스로 몸사리기에 들어간 점도 한 몫 한다. 특히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달 13일 "은행은 가산금리 등 부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특히 은행은 지난해 순이자이익 등 어느정도 여력이 생겼다.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는 "은행은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자금중개 기능을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 등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은행들이 일종의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 역할은 소홀히 한 채 과도한 수익성만 추구한다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윤 대통령과 궤를 같이 해 은행권을 압박했다.

실제 정부와 당국의 압박 효과는 다른 대출상품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6일 연 4.860~6.890%로 한 달 전 연 5.080~8.110% 대비 상단이 대폭 하락했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이 기간 0.050%p 하락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하락세다. 

변동금리 일색이던 전세대출 상품은 '2년 고정금리형'이 자리하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추가 금리인하도 단행하고 있다. 그동안 전세대출자들이 일반 주담대 대출자(차주)보다 금융지원에서 소외된다는 지적에 따른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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