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전망 수정 "코스피 2800까지 오를수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작년 연말 제시했던 코스피 전망치 밴드를 기존 2000~2650포인트에서 2200~2800으로 수정해 그 근거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논리가 제시됐다. 그러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나는 시점을 아직 가늠할 수 없는 만큼 국내증시 흐름을 속단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는 진단도 함께 나온다.

   
▲ 한국투자증권이 작년 연말 제시했던 코스피 전망치 밴드를 기존 2000~2650포인트에서 2200~2800으로 수정해 그 근거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랫동안 웅크렸던 국내 증시 분위기가 변화가 감지된다. 작년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완전히 빗나갔지만, 대신 올해가 되자마자 1월부터 증시가 상승하는 이른바 ‘토끼랠리’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투자자금도 점점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51조5218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하락장을 맞이하기 직전 무렵인 작년 10월 6일(51조7942억원) 이후 최대 금액이다. 이후 투자자예탁금은 40조원대까지 떨어지다 이달 들어 다시 회복되고 있다. 

50조원이라는 금액은 지난 2020년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동학개미운동’ 흐름이 시작되던 무렵에 달성된 기록이기도 하다. 예탁금이 이 정도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부활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증권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28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 각국의 부양책, 그리고 통화 긴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로 증시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당초 한투는 올해 코스피 밴드를 2000~2650포인트 수준으로 잡고 있었다.

보고서에서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자기자본비용(COE) 하락 가능성을 반영해 지수 상단을 전보다 높게 수정했다"면서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궤적은 기존과 다름없이 ‘상저하고’를 예상한다"며 "하반기를 향해 갈수록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통화 긴축 불확실성 해소로 지수 레벨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같은 낙관적 전망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없지는 않다. 아직은 대세상승을 점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견해다. 아울러 미국 나스닥 지수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상승을 거듭하다 지난 주 후반 무렵이 돼서야 ‘숨 고르기’에 들어간 만큼 단기 조정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일례로 지난 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2.21포인트(-1.70%) 급락한 2438.1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하루 만에 40포인트 이상 빠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며, 원·달러 환율 역시 23.4원 오른 1252.80원에 거래를 마치며 작년 연말의 분위기를 소환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올해 초 국내외 증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러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만큼 실제 투자 시에는 예측보다는 상황 대응에 주력하는 방향이 맞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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