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협력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최근 ‘정찰 풍선’을 염두에 둔 듯 주권을 위협한다면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 등 미국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임기 두 번째 국정연설에서 “중국이 우리의 주권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는 수십년 이내 중국 혹은 세계 다른 누구와 경쟁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연두교서 발표 직전 불거진 중국의 정찰 풍선 문제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풍선’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그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굴복시키기 위한 조치 등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의 혁신 및 미래를 좌우하고 중국정부가 장악하고자 하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나는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동맹에 투자하고 우리 첨단기술을 우리 상대로 역이용하지 못하게 보호하는 것, 안정을 지키고 공격을 억제하고자 우리 군을 현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목에서 민주당은 물론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일어서서 박수를 보내는 등 미국 정치권이 일치단결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과 세계의 혜택이 우선한다면 중국과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언급하면서 “충돌이 아닌 경쟁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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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하원 본회의장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3.2.8./사진=백악관 트위터 |
또 “동맹은 강화되고 있고,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 파트너 사이에 다리가 형성되고 있고, 미국에 맞서는 이들은 그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배우고 있다”면서 “미국을 상대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언급하며 “2차 세계대전에서 유럽이 겪었던 죽음과 파괴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살인적인 공격이었다”며 “푸틴의 침공은 이 시대, 미국, 세계에 대한 시험이었다.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통합하고 글로벌 연합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아 뉴욕타임스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년간 국정운영 성과로 코로나19 극복, 50년만의 최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완화 등 경제성과, 반도체과학법을 통한 기업 투자 및 인프라법을 통한 인프라 투자를 꼽으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언급했다.
그는 IRA와 관련해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이다. 공공요금을 낮추고,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세계를 청정에너지의 미래로 이끈다”고 강조하면서 공화당 일각의 ‘IRA 폐지론’에 대해서도 “실수하지 마시라. 만약 여러분이 처방약 가격을 올리기 전에 무엇이든 시도한다면 그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재선 도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그는 다만 “우리는 더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결국 재선 도전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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