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금리 상승기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만큼 주주환원책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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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사진=김상문 기자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5조8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전년도(14조5429억원)보다 8.9%(1조3077억원) 늘어난 규모다. 그룹별로 신한금융이 4조6423억원, KB금융 4조4133억원, 하나금융 3조6257억원, 우리금융 3조1693억원 등이다.
이들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것은 은행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1년새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인상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그룹별로는 신한금융이 전년보다 17.9% 증가한 10조6757억원을, KB금융은 전년보다 18.9% 늘어난 11조3814억원을 벌어들였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각각 20%, 24.49% 증가한 8조9198억원, 8조6966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총 40조원에 육박(39조6735억원)한다.
금융지주들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만큼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도 잇따라 내놨다. 금리 상승에 편승해 '이자장사'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여론과 주주환원책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을 전년 대비 7% 포인트 높은 33%로 끌어올리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의결했다. 신한금융도 주주환원의 일환으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을 30%로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은 기말 현금배당을 2550원으로 결의했다. 이미 지급된 중간배당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은 3350원이다. 또한 연내 자사주 1500억원 규모를 매입·소각해 총주주환원율은 30% 이상으로 맞추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주당 배당금을 1130원으로 결정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을 매년 30%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선 금리 인상기 서민들이 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사이 은행만이 이자장사로 호황을 누렸다는 비난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말 이후 퇴직자에게 1인당 평균 6억~7억원에 달하는 퇴직금과 기본급여의 최대 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은행을 향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은행 고금리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며 금융위원회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 간에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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