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연 3.5%로 7회 연속 인상했으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한풀 꺾이면서 저축은행에서도 연 5%대 정기예금 상품은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4%대도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1%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연 5.17%)보다 1.0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평균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11월 말(연 5.53%)과 비교하면 1.42%포인트 내렸다.

24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60%로 한 달 전보다 0.92%포인트, 3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53%로 한 달 전보다 0.95%포인트 내렸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지속해서 내림세를 보이면서 최근 들어서는 연 5%대 금리 상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조흥저축은행 정기예금으로 연 4.70%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대명저축은행 연 4.65%, 센트럴저축은행 연 4.60% 등이다.

지난해 말까지도 금리가 연 5%를 넘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은 250개 이상이었으나 약 한 달 반 만에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0월 최고 연 6.5%까지 치솟은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연 5% 중반대 상품이 다수를 차지했다.

주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하락세다.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정기예금(변동금리)’는 지난달 1일 연 5.70%를 제공했으나 이날 기준 연 4.20%로 1.5%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연 5.50%에서 연 4.10%로, 웰컴저축은행은 연 5.40%에서 연 4.00%로 각각 1.4%포인트 내렸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려왔다. 지난해 초 2%대에 머물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9월까지 3%대를 기록했으며 10월 들어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10월 1일 3.85%로 집계된 1년 예금 평균금리는 같은달 말 5.40%로 1.55%포인트나 올랐다.

지속되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시중은행과의 자금확보 경쟁이 맞물려 향후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7%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에서 대출금리 상승 등을 우려해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 자제를 당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또 최근 은행채 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중은행에서 예금금리를 내리자 저축은행도 예금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은행은 은행채를 발행하거나 수신 규모를 늘려 자금을 조달하는데 은행 입장에선 은행채보다 비싼 이자를 지급하면서까지 예금 유치에 나설 필요가 없어졌다.

저축은행의 경우 통상 은행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해 수신을 유치하는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를 내세워 자금을 끌어온 만큼 예금금리를 계속해서 올려왔으나 대출금리는 그만큼 올릴 수 없는 상황으로 경쟁에 부담을 느껴왔다”며 “또 현재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만큼 수신고를 많이 확보할 필요성이 적어져 당분간 예금금리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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