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급격한 금리상승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신용카드 대금 연체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01%로 전년 0.82%보다 0.19%포인트 상승했다. 직전 분기 대비 모두 연체율이 올랐으며 이들 중 연체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카드로 1.21%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카드(1.04%), 하나카드(0.98%), KB국민카드(0.92%), 삼성카드(0.86%) 순으로 집계됐다.

   
▲ 사진=미디어펜


직전 분기 대비 연체율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 역시 우리카드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0.29%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하나카드가 직전 분기 대비 0.21%p 올랐고, 삼성카드(0.20%p)와 신한카드(0.18%p), KB국민카드(0.14%p) 순으로 연체율이 악화했다.

카드대출을 이용하는 주고객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저신용자로 대출금리는 은행권 신용대출 등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높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에 레고랜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은 대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등의 수수료를 법정최고금리인 20%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이에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높아지면서 카드사의 연체율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7개 전업 카드사의 평균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는 15.06%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리카드가 16.36%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삼성카드(15.66%), 신한카드(15.03%)가 이었다. 현대카드는 14.74%, KB국민카드는 14.55%를 기록했으며 하나카드는 14.1%로 가장 낮았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8.02%로 법정 최고 금리에 육박했다. 우리카드는 현금서비스 금리도 19.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18.46%), 삼성·하나카드(17.96%), 롯데카드(17.8%) 순으로 높았다. 현대카드는 16.88%로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했다.

여기에 리볼빙 잔액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부실 우려를 높이고 있다. 총부채원리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가계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리볼빙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7개 전업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7조3539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6조1448억9400만원과 비교하면 19.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리볼빙 평균 금리는 연 15.18~18.35%로 집계됐다.

리볼빙은 카드사용액의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차후에 갚도록 한 카드 대금 연체를 막고자 도입된 서비스다. 하지만 결제 금액이 계속 이월되고 리볼빙 수수료까지 더해져 장기간 이용하는 경우 갚아야 할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여파로 올해도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시장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리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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