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최근 정치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제출 여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원내 3당인 정의당이 체포동의안 찬성을 예고한 가운데, 비명계 의원들 또한 단일대오에서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어 풍전등화의 순간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불편한 심경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 대표부터 이날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민적 의혹 사안 해결은 특검에 맡기고 이제 모든 역량을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다”며 공정한 수사를 위해 특검을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
|
|
▲ 2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을 위해 국회를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검찰의 칼날이 목전까지 다가오자 윤석열 정권이 부당한 정적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에둘러 표현함으로써 체포동의안 부결 명분을 만든 것이다.
민주당이 이같이 체포동의안에 적극 반발하는 이유는 부결을 단언할 수 없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특히 원내 제3당인 정의당과 비명계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위기감을 고조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정의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국회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에 대해 “영장 발부는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것을 국회가 가로막는 것은 과도한 특권”이라며 체포동의안에 찬성하는 것이 바로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또한 ‘특권 폐지’를 일관되게 이야기해온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면서 이 대표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것을 종용했다.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 체포동의안의 적절성 여부는 판단이 필요하지만 우선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탈 가능성을 비췄다.
하지만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의 찬성과 비명계 이탈에도 체포동의안 가결 정족수(150명)를 넘기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 구속 명분이 적절한지 해소되지 못한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앞서 성남FC 후원금 사건 및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이 요청한 소환 조사에 모두 응한 바 있다. 또 관련 혐의로 압수수색도 여러 차례 진행돼 도주와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도 미약하다. 더불어 거듭된 소환 조사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범죄 혐의를 확실히 입증할 물증을 제시하지 못한 점도 고려 대상이다.
따라서 최근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을 개별로 만나가며 단일대오 결속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체포동의안 가결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란 해석이다.
단 정치권 관계자들은 체포동의안 가·부결보다 국민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2월 민주당은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도한 후 지지율 급락을 경험한 바 있다. 사법부의 심판을 받기 전 ‘피의자’라는 낙인효과가 방탄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만든 탓이다.
이 대표의 경우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당선된 이후 꾸준히 피의자라는 낙인을 새겨왔다. 따라서 대중에게 피의자라는 인식이 강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부결될 경우 ‘방탄 정당’이라는 늪에 더욱 깊이 빠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