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 개인간 식량거래 단속하고 양곡판매소 운영해 관리”
내각에 정치국 및 국가설계총국 등 조직 추가해 통제 강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통일부는 최근 북한에서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북한의 식량 부족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식량 생산량이 부족하기보다 분배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본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식량 공급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고 있는 과정에 있으므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김덕훈 내각 총리가 지난 7일을 비롯해 연일 전국의 식량공급소와 양곡판매소들을 돌면서 식량공급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열고 이달 하순 ‘농사 문제와 농업 발전의 전망 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해 당 중앙위 제8기 제7차 전원회의를 소집한다고 예고했다. 

이 당국자는 “작년에 북한의 식량 생산이 이전 해보다 줄고 어려움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기적으로 지금은 연초이기 때문에 작년에 생산된 곡식들이 소진됐을 시기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전년보다 18만t 감소한 451만t이다. 

그러면서 “북한이 작년 말부터 당국이 통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25일 8기 10차 정치국회의에서 양곡 수매 및 공급사업의 개선과 양곡 정책 집행에 대한 투쟁을 언급했다”며 “작년 10월 이후부터 새로운 양곡정책을 도입해서 개인간 곡물 거래를 단속하고, 수매 가격을 현실화시켜서 양곡판매소를 통해 시장가보다 다소 저렴하게 양곡을 팔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 입장에선) 예전엔 장마당을 통해 편리하게 식량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것에서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거래가 좀 위축되거나 코로나19 상황에서 통제도 있으니까 종합시장 운영 단축 등 시장활동에도 제약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식량 구입이 어렵고, (여기에) 장마당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소득이 감소하면서 식량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북한 노동신문이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을 맞아 각 부문 성과를 과시하며 작년에 새로 건설한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 사진을 게재했다. 2023.2.17./사진=뉴스1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새로운 양곡정책이란 장마당에서 식량거래를 막는 대신, 양곡판매소를 통해 농민들로부터 값싸게 수매한 곡식을 시장가격보다 다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정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장마당에서의 개인간 식량 거래에 대해 “(북한 당국이 이를) 완전히 중지하려 했다고 말씀드리진 못한다”면서 “다만 장마당을 통한 식량 거래가 예전처럼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경제 문제를 총괄하는 내각에 내각정치국과 국가비상재해위원회, 국가설계총국 등의 조직을 추가해 내각의 통제 역할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각사무국은 기획조정부서처럼 내각 전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내각정치국도 당과 관련한 부분을 조정하고 총괄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이날 공개한 '북한 권력기구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인사를 40% 이상, 비서국 인사를 60% 이상을 교체하는 등 큰 폭의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모두 22개로 추정되는 당 전문부서에서도 조직, 규율, 경제. 대남 등 절반에 해당하는 11개 부서장을 교체했다. 

주요 시·도 책임비서와 인민위원장도 약 30%가 교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북한의 최근 인사 특징은 당적 통제와 선전·선동 강화 기조에 따라 관련 전문부서의 위상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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