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와 카드사들이 고객의 경제적 어려움은 외면한 채 보험료 인상, 고금리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논란이 일자 금융당국이 칼을 빼들고 나섰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성과 보수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성과급이 이익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성과급 측면에서 현황이 어떤지 보는 것으로, 우선은 이익이 많은 보험사 일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총 9조여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토대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임직원 성과급을 지급했다. 손해율 개선에도 자동차보험료는 2% 인하에 그친데 반해 실손보험료는 평균 9% 가량 인상된 상황에서 이같은 성과급 잔치는 눈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보험사들은 대출 심사가 필요 없고 중도상환수수료나 연체 이자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약관대출을 줄이는 추세다. 고객에 빌려주는 보험사의 무증빙형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 기준 최고 13%를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1조28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1% 늘었고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68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순이익은 5745억원, DB손해보험은 9970억원에 달했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7243억원, 한화생명은 7971억원, 신한라이프는 4636억원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삼성생명의 성과급은 연봉의 23%였다. DB손해보험도 지난달 31일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내외,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40% 내외가 성과급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카드회사의 현황을 파악하는 작업에도 돌입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회사의 경우 현재 성과보수 체계와 관련해 현황 정도를 파악하는 중"이라면서 "다들 논란이 되고 있으므로 숫자 정도는 파악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4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조8467억원에 달했다. 삼성카드는 순이익이 6223억원으로 12.9%나 늘었고, 우리카드는 1.69% 증가한 204억원이었다.

이런 실적을 토대로 삼성카드는 지난달 31일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신한카드, 롯데카드 등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성과급을 줄 전망이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지난해 고객의 이용 한도 등 고객 서비스를 대부분 줄였고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카드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회사의 경우 조달 금리 시장이 좋아졌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축소했거나 특정 채널을 통해 중단했던 대출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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