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금통위가 두 달 동안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1.5%로 결정했다. 메르스로 인한 내수부진·외국인 여행객 감소와 엔저로 인한 수출 감소를 막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3월 2.0%에서 0.25%포인트 내린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0.25% 인하됐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한국은행

5월 기준금리 발표 당시 한국은행은 주택거래량과 주가 등 경기지표에서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라는 복병에 의해 내수경기가 얼어붙자 입장을 선회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줄었다. 6월 첫 주 중국인 2만556명, 대만 1만1020명, 홍콩 1412명, 일본 3000명 등의 관광객이 각각 한국관광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인하 요인은 수출 하락이다. 5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9% 감소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38개월 연속되고 있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적은 ‘불황형 흑자’인 탓에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급한불은 껐지만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더미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한 765조2000억원에 이르고, 여기에 판매신용을 합한 총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1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재닛 옐런 의장의 말처럼 연내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어쩔 수 없이 국내 금리도 따라 올라야 한다는 점이다. 저금리로 인해 폭증하고 있는 대출이 결국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의 금리인상 충격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해졌을 수 있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