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상진 기자] 11일 금융통화위원화가 6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지난 3월 2.0%에서 0.25%포인트 인하되며 사상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기준금리는 또다시 최저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고,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위축됐다”며 “향후 국내경제는 수출부진, 메르스 사태의 영향 등으로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를 따라가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한국은행

올 들어 지속되던 수출 감소세는 5월 10.9%나 급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수출보다 수입량이 더 줄어들어 흑자규모가 커지는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개월째 0%대를 기록하고 있고, 청년실업률은 10%를 넘어섰다.

5월 중순 이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로 내수경기 위축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 폭이 커졌다. 6월 첫 주 중국인 2만556명, 대만 1만1020명, 홍콩 1412명, 일본 3000명 등의 관광객이 각각 한국관광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금융계에서는 공통적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제활력을 위해 확장적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고, LG경제연구원은 ‘메르스 사태의 신속한 대응을 위해 추가 금리인하는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금통위에서는 한 명의 위원을 제외한 모두가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통한 잠재력 확대가 필요하다”며 “가계부채 확대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관련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미국 정책금리 인상기대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 원/엔 환율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장기시장금리는 주요국 금리 움직임과 국내 경제지표 등을 반영해 상승 후 갑자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총재는 금리가 환율에 절대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환율에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는 워낙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금리를 낮추면 일단 수출에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수출 부진 배경에는 환율 문제도 있으나 ‘세계경기 회복세 지연, 중국 성장둔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에 금리인하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경제전망치 달성 우려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관리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본다면 (경제성장률은) 4월 전망한 숫자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어느 정도인지 예상할 수 없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총량 기준으로 신경 쓸 때가 됐다고 보고 있다. 당장 금융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총량으로 봤을 때 부채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