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빙자-메신저피싱-기관사칭 순…메신저피싱 2년 전부터 80% 이상 점유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 보이스피싱 관련 피해가 지난 5년간 약 1조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활용한 '메신저피싱'이 최근 전체 피해의 80%대를 점유해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까지 지난 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총 22만 7126건, 관련 피해액은 1조 6645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1월 한달에만 843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35억원에 달했다. 

   
▲ 금융 보이스피싱 관련 피해가 지난 5년간 약 1조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활용한 '메신저피싱'이 최근 전체 피해의 80%대를 점유해 주의가 요구된다./사진=김상문 기자

 
같은 기간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출빙자'가 13만 1427건(9998억원)으로 전체의 57.9%를 점유했다. 뒤이어 메신저피싱(지인사칭)이 7만 7655건(2849억원)으로 34.2%를 차지했고, 기관사칭 피해가 1만 8044건(3799억원)으로 7.9%를 기록했다.  

보이스피싱의 과반 이상은 대출빙자가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사례는 지난 2020년부터 급감하는 모습이다. 반대로 메신저피싱이 2020년 8921건으로 전체의 34%에 불과했는데, 이듬해 2만 5287건으로 85%로 폭등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만 5534건으로 89%까지 치솟았다. 

자연스레 피해액수도 2020년 373억원으로 전체의 16%에 그쳤지만, 이듬해 991억원으로 전체의 59%, 지난해에는 927억원으로 64%까지 상승했다. 

메신저피싱 범죄의 대부분은 카톡을 활용한 지인사칭 범죄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발생한 메신저피싱 총 2만 4808건(전체 7만 7655건 중 메신저 종류를 신고하지 않은 기타 5만 2847건 제외)에서 카톡 관련 피해 건수는 2만 3602건으로 95%에 육박한다. 피해액도 832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카톡이 771억원으로 메신저피싱의 93%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네이트온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이 메신저피싱에 활용됐다. 강 의원은 메신저 종류를 신고하지 않은 '기타건수'도 점유율을 고려할 때, 대부분 카톡을 활용한 피해일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에 적극 대응해야 할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피해에도 손 놓고 있다는 점이다. 강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관련 피해 자료를 요청했는데, 당국과 금융사 모두 피해자 인원수 조차 파악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강 의원은 "지난 3년간 메신저를 통한 보이스피싱이 급증하고 있고, 작년에는 우리 국민이 당한 보이스피싱 피해 10건 중 9건이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라며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메신저피싱 피해, 특히 카카오톡을 통한 메신저피싱을 차단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메신저피싱으로부터 국민들을 확실하게 보호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소비자가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피해를 입으면, 금융회사 콜센터나 금감원 콜센터로 연락해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금감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을 활용하라고 부연했다. 신청자가 이 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직접 등록하면 신규 계좌개설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이 제한된다. 

이 외에도 △계좌정보 통합관리서비스 △휴대폰 명의도용 방지서비스 등을 활용해 금융사기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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