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추가 인상 예고에 시장금리 오를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년 5개월간의 금리 인상 행렬에 일단 쉼표를 찍었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빚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는 데다 향후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년 5개월간의 금리 인상 행렬에 일단 쉼표를 찍었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빚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금리 상황에 막대한 이자 수익으로 '돈 잔치'를 벌인다는 은행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대출금리의 준거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자들의 금리인하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저 4%대까지 내려왔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낮춘다. 우리은행은 주담대 신잔액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는 0.45%포인트, 주담대 5년 변동금리는 0.20%포인트씩 각각 내렸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에도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오는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대출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시장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돼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다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 연 3.5%로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향후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남겼다.

한은은 전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동결과 관련해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월 이후 매 금통위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이번에 동결한 것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논의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이 정책 목표인 2%에 수렴하는 게 확인된 이후에야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며 "그 이전에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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