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전술핵 수단 동원 억제력·보복력 지속 과시 예상”
[미디어펜=김소정 기자]한미가 워싱턴DC에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실시하던 날인 23일 북한이 전략순항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방어체계에 탐지되거나 요격되지 않는 무기인 전략순항미사일 실전화를 과시하려는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군 동부지구 전략순항미사일부대 화력구분대가 23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군부대가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동해로 4기의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은 발사차량으로 단연장(MRLS·5연장 발사관) 이동식 차량을 이용하며, 직경 300㎜ 이상 400㎜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탐지고도는 500m 이하로 비행이 가능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한반도와 일본열도 라인의 공격 및 대응용으로 전략순항미사일을 실전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시험발사가 아닌 정규 부대편성으로 한미일 대응용으로 전격 발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화력구분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볼 때 전략순항미사일만 담당하는 부대와 지역별, 임무별 구분대 체계가 갖춰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홍민 실장은 또 “북한이 지난해 1월 25일 실험발사 보도 때까지는 전략순항미사일을 ‘전쟁억제력’ 차원으로 설명했으나 그해 10월 발사 때부터 ‘핵무기’ 차원의 개발이라고 언급했다”며 이번에 공식적으로 ‘핵억제력의 중요 구성 부분’이며 ‘핵전투 무력’임을 밝혔다“고 말했다.

   
▲ 북한이 23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인 '화살-2형'의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24일 노동신문을 통해 보도했다. 2023.2.24./사진=뉴스1

조선중앙통신은 이번에 “동해에 설정된 2000㎞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1만208s~1만224s간 비행해 표적을 명중타격했다”면서 “핵억제력의 중요 구성 부분의 하나인 전략순항미사일부대들의 신속대응태세를 검열 판정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통신은 “적대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는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임전태세가 다시 한 번 뚜렷이 과시됐다”고 주장했다.

홍민 실장은 “북한이 2월 19일 전술핵공격수단으로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한 이후 22일 한미일 미사일방어훈련 성격에 맞춰서 전술핵부대와 전술핵탄두 탑재 가능한 무기를 동원해 틈새를 공략하는 작전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전술핵 수단을 동원한 대응으로 억제력과 보복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이외의 핵무기 투발수단 선택지가 다양해진다는 것을 과시했다”면서 “북한은 2021년부터 의도적으로 미국 해외기지 및 본토를 겨냥하는 전략무기와 남한을 겨냥하는 전술무기 개념을 핵전력에 적용해 구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전술 및 전략 무기를 교차 발사해 한미 모두에 대한 위협 능력을 시현하고 있다. 굳이 발사훈련을 내세운 것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이며, 핵무력정책법 공포 때와 달리 반격능력을 강조해 핵무장 정당성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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