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체포동의안, 행정적 절차 불과 검사처럼 설명 마"
한동훈 "힘 빼지 말고 대충하라는 취지라면 공감 어려워"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스럭 2탄' 관측에 여야 촉각 곤두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정치권의 시선이 한동훈 법무부장관 입에 쏠리고 있다. 체포동의안 요청 사유 설명에 나서는 한 장관이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새 국면을 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국회에 보고된 이재명 체포동의안은 국회법에 따라 오는 27일 열릴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이 대표는 검찰로부터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및 성남FC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 있다.
 
민주당은 검찰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이 대표 범죄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없어 구속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국회에 제출된 170여 쪽에 달하는 체포동의안에서 조차 이 대표 혐의가 뚜렷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며 국민의힘 성명서 수준에 불과한 체포동의안을 단일대오로 부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는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체포동의안 요청 사유 설명에 나서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입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다만 민주당은 검찰이 제출한 체포동의안 부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한 장관에 대한 경계감은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 장관이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전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된 파일이 있다”라며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시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 의원의 목소리도 녹음돼있다”고 체포동의안 요청 배경을 설명해 민주당을 ‘방탄의 늪’에 빠트린 적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부결에 따른 비판을 피하기 위해 “한 장관 발언 탓에 부결된 것”이라며 “땡큐 한동훈”이라고 변명했다. 한 장관에게 체포동의안 부결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한 장관 발언에 공감대를 형성해 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후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방탄 역풍’이 야기됐다.

이에 박범계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되기 전부터 한 장관을 향해 “체포동의안은 행정적 절차에 불과한 것”이라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전) 검사처럼 설명하지 마라”라고 날선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한 장관 발언이 또 다시 ‘방탄 역풍’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반면 한 장관은 이에 대해 "어차피 부결될 것이니 힘 빼지 말고 대충 하라는 취지라면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노 의원에 이어 이 대표에 체포동의안 요청 사유 설명에도 적극 나설 것을 예고했다. 

더욱이 이 대표에게 제출된 체포동의안이 170쪽에 달하는 만큼 노 의원 체포동의안보다 구체적으로 설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한 장관이 체포동의안의 부당함을 강조하고 있는 이 대표를 향해 “그 이야기는 판사 앞에서 하면 된다”고 강단 있는 발언을 이어감으로써 ‘돈 봉투 2탄’이 준비된 것으로 예측돼 정치권의 이목이 한 장관의 입으로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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