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압도적 부결' 호언장담 불구 무더기 이탈표 속출
이재명 중심 단일대오 사실상 붕괴…리더십 흠집 불가피
당헌 80조부터 쌍방울까지…비명계 사퇴 압박 거세질 듯
[미디어펜=최인혁 기자]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에도 더불어민주당이 혼돈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호언장담 했던 단일대오가 붕괴돼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대오 균열 틈 사이 이재명 사퇴론이 피어나 혼란이 내홍으로까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28일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에도 말을 아꼈다. 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 후 “한동훈 땡큐”라고 부결 당위성을 일장연설하던 것과 상이한 모습이다. 

이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이 당내 불만을 확인하는 상처뿐인 승리로 귀결된 탓으로 파악된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다. 이 대표가 직접 비명계 의원 및 당고문을 만나 사법 리스크를 해명하는 등 적극적 소통으로 결집력을 끌어올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23일 국회 대표실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잠시 물을 마시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하지만 개표 결과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에 버금가는 반전이 드러났다.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표결에 참석했지만 결과는 가결 139·부결 138·기권 9·무효 11표로 단일대오에 ‘반란’이 발생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민주당 내부에서 최소 30표(17.7%)가 이탈한 것으로 집계된다. 사실상 이재명 중심 단일대오가 붕괴된 것이다. 단일대오가 허상임이 드러난 만큼 이 대표 리더십에도 흠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흠집 난 리더십이 이 대표 거취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줄줄이 수사에 ‘당 대표로서 역할을 정상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영향이다.

   
▲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2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관한 체포동의안 투표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더불어 ‘기소 시 당직 정지’ 조항을 가진 당헌80조도 재주목 받고 있다. 당 내부에서 조차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정치 탄압이라는 주장에 의문이 커진 만큼, 이 대표가 부정부패 및 비리 혐의로 기소될 경우 원칙에 따라 축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를 향한 추가 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표 거취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각 사건마다 이 대표에게 개별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단일대오 붕괴가 확인된 현재 이 대표에게 추가 영장이 청구될 경우 부결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비명계가 이 대표 자진사퇴 압박에 힘을 싣는 이유다.

한편 당내 대표적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사실상 찬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대표의 거취를 앞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어떠한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면서 이 대표 자진사퇴론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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