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의 귀국길에 비상 사태가 발생했다. 비행기 고장으로 선수단 상당수가 미국에서 발이 묶였다.

WBC 출전을 앞둔 야구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8일까지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 캠프를 차리고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28일 LA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한국 도착 예정 시간은 3월 1일 새벽 5시께였다. 

대표팀 선수단은 이날 투손국제공항에서 LA국제공항까지 비행기 3대를 나눠타고 이동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아메리칸에어라인 비행기가 기체 고장으로 이륙하지 못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아메리칸에어라인에 탑승한 선수단은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고영표, 소형준, 강백호(이상 kt), 김민호 코치,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 오지환,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이정후, 이지영, 김혜성(이상 키움), 김민재 코치, 김광현, 최정, 최지훈(이상 SSG), 김원중(롯데), 곽빈, 정철원(이상 두산), 심재학 코치, 그리고 KBO 스태프 등 26명이나 된다.

투손에서 LA로 가는 비행기편이 이날은 더 없어서 선수단은 버스를 이용해 LA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 사진=이정후(왼쪽), 소형준 SNS 캡처


공항에서 발이 묶이자 이정후와 소형준은 개인 SNS에 썰렁한 공항, 대기실에서 걱정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한국으로 가는 길이 순탄치 않구나"(이정후), "집에 보내주세요 제발"(소형준)이라는 멘트를 붙여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버스로 LA국제공항에 뒤늦게 도착하더라도 한국행 항공편을 새로 구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귀국길에 오를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내몰린 야구대표팀이다.

당초 대표팀 일정은 3월 1일 새벽 한국에 도착하면 하루를 쉬고 2일 고척 스카이돔에 모여 WBC 대비 훈련을 하고, 3일에는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를 치르고, 4일 대회가 열리는 일본으로 출국하기로 되어 있다.

상당수 선수단의 귀국이 늦어져 국내 훈련 및 연습경기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표팀의 이번 미국 전지훈련은 여러모로 꼬이고 있다. 캠프를 차린 투손은 예년과 달리 이상 기후를 보였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추운 날씨로 대표팀이 원하는 대로 훈련이 진행되지 못했다. 27일 예정됐던 LG 트윈스와 미국에서의 마지막 연습경기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3월 9일이면 WBC 한국의 첫 경기 호주전이 열리고, 10일에는 라이벌 일본전도 치러야 한다. 대회가 임박한 가운데 귀국길 비행기 고장이라는 돌발 악재가 생겨 대표팀은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도 애를 먹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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