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이달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는 가운데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다올인베스트먼트를 품에 안은 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확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며, 여전히 중소형 증권사 몇몇이 피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1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이 이달 하순 취임한다. 오는 24일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정식 취임까지는 거의 한 달 가까이 남아있는 셈이지만 이번 달부턴 사실상의 ‘임종룡 체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차기 회장 체제의 윤곽은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진행될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시선이 쏠리는 인사는 역시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거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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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이달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는 가운데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김상문 기자 |
우리금융지주는 조만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어 계열사 CEO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우선은 오는 3일 이사회에서 신임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같은 달 8일에는 자회사 CEO들이 참여하는 그룹경영협의회를 개최한다. 이 이후에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CEO를 뽑는 자추위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 후반,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는 자회사 CEO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 임기가 이미 만료됐는데 우리카드를 비롯해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지주 회장이 위원장을 맡기 때문에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입김’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추위에는 사외이사 7명도 참여하며, 손태승 현직 회장이 위원장으로 참여하지만 실제로는 임종룡 내정자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것은 임종룡 내정자의 ‘전적’이다. 그는 지난 2013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후 첫 인사에서 지주·계열사 임원 15명 중 11명을 교체했다. 이번에도 ‘대거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특히 올해 말까지 임기가 열 달 가까이 남아있는 ‘손태승 라인’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향후 거취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상태다.
포커스를 금융투자업계로 넓히면, 우리금융이 과연 증권사 인수에 어느 정도로 적극적인 스탠스를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미 전조는 울리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것이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벤처캐피탈(VC) 계열사가 없었던 우리금융의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확장됐다.
임종룡 체제가 시작되면 우리금융의 숙원과제로 손꼽히는 증권사‧보험사 인수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현재 5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신임 임종룡 회장은 2015년 농협금융 회장 시절 우리금융 계열사였던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현재도 몇몇 증권사들이 계속 매물 후보로 거론되지만 자본시장 변동성이 계속 확대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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