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해 기준금리 급등으로 대출금리도 치솟으면서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카드회사와 보험회사의 고객 금리인하요구에 대한 수용률은 절반을 겨우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여신금융협회와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카드회사와 손해보험사, 생명보험사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 신청은 총 18만5900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9만6236건이 받아들여졌다. 총 감면액은 40여억원이었다.

   
▲ 작년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금리인하요구권 행사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카드회사와 보험회사의 고객 금리인하요구에 대한 수용률은 절반을 겨우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상문 기자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카드회사가 평균 51.4%, 손해보험사가 48.3%, 생명보험사가 55.37%였다.

금리인하요구 수용에 따른 감면액은 카드회사가 28억9000여만원, 손해보험사가 3억3000여만원, 생명보험사가 7억8000여만원이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대출을 받은 소비자가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경우 금융사에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소비자는 취업, 승진, 연봉 인상 등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생기면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할 수 있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카드론 등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카드회사와 보험회사에서도 금리인하 요구권 행사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국회와 정부는 고객의 금리인하요구권을 2019년 6월 법제화했으나 통계 및 운영실적이 공시되지 않아 소비자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금융사가 더 책임감을 느끼도록 운영실적 공개 등 보완방안을 마련했다.

카드회사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에 고객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가장 낮은 회사는 BC카드로 16.29%였다. 이어 하나카드(40.97%), KB국민카드(46.38%), 삼성카드(49.42%), 우리카드(54.81%) 순으로 낮았다. 현대카드는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73.8%로 카드회사 중 가장 높았다.

손해보험사에서는 한화손해보험과 흥국화재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각각 41.4%와 41.7%로 최저였고 현대해상(44%), 롯데손해보험(57.1%)이 뒤를 이었다. NH농협손해보험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87.5%로 손해보험사 중 최고였다.

생명보험사 중에는 동양생명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이 27.56%로 가장 낮았고 NH농협생명(29.63%), 신한라이프(30.06%), 교보생명(37.13%), ABL생명(41.51%)이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의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74.61%로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회사나 카드회사에 대해서도 고객 권리 강화를 위해 올해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 계획에서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금리인하요구권의 운영 적절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권도 이달 중에 금감원의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 세칙 개정을 통해 은행과 마찬가지로 금리인하 수용에 따른 평균 인하 금리와 비대면 신청률을 공시에 추가하며 카드회사도 올해 상반기에 동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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