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효과 상쇄될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로 안정세를 보이던 은행채가 최근 오름세로 전환되면서 은행권이 시행하고 있는 대출금리 인하 효과도 상쇄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권 대출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사진=김상문 기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 만기 기준)는 연 4.41~6.522%로 수준이다. 최저금리는 한 달 전인 2월 3일(연 4.13~6.64%)보다 0.28%포인트 상승했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 만기 금리가 0.589%포인트(연 3.889%→연 4.478%) 올랐기 때문이다.

신용대출(은행채 1년물 기준) 역시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391%포인트 인상되면서 금리가 올랐다. 실제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는 연 5.420~6.450% 수준으로 한 달 사이 하단은 0.270%포인트, 상단은 0.140%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권 금리가 들썩이는 이유는 미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꺾이지 않으면서 고강도 긴축 정책을 강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커지는 추세다. 

여기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도 향후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남겼다.

이창용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월 이후 매 금통위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다가 이번에 동결한 것은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논의에 대해선 "물가상승률이 정책 목표인 2%에 수렴하는 게 확인된 이후에야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며 "그 이전에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권이 시행하고 있는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미비할 전망이다. 은행권은 '돈 잔치' 논란에 따른 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당장 가산금리를 줄여 대출금리를 낮춰왔다.

신한은행은 3일부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신규구입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금리를 0.3%포인트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생활안정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금리도 0.2%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행도 같은 날 가계 신용대출과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에 일괄적으로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했으며,국민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내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