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지난해 건설업계가 높아진 원가 부담에 발목을 잡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악화에 이어 올해부터는 매출 감소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 성과가 이들의 곳간 규모를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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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평가가 지난해 15개 건설사 연간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3.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6일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15개 건설사(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태영건설·HDC현대산업개발·DL건설·코오롱글로벌·한신공영·동부건설·HL디앤아이한라·아이에스동서·금호건설·신세계건설·계룡건설산업)의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합산 매출액은 67조8000억 원, 영업이익률은 4.6%로 조사됐다.
매출액의 경우 2021년 59조8986억 원 대비 13.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7.5%에서 3.0%포인트 하락했다. 업체별로 살피면 전체 15개 건설사 중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곳은 8곳으로 절반을 넘었으나 영업이익률은 모든 건설사가 내림세를 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공사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매출액은 기착공물량 기성이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철근과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준공원가 조정으로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또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9.7%포인트, 2.2%포인트 상승한 208.7%, 22.9%를 기록하며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 합산 총차입금(차입금 미공시 6개 업체 제외)은 지난해 말 대비 1조8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경기가 급격하게 둔화하면서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확보 등이 진행된 영향으로 보인다.
재무구조 개선의 경우 신용등급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신용등급 AA급 건설사의 경우 진행 중인 사업에서 현금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부채비율이 2021년 107%에서 지난해 103%로 나아졌다. 반면 A급과 BBB급 업체의 경우 부채비율이 각각 222%, 206%에서 234%, 219%로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성이 개선되지 못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미분양·미입주 물량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가중, 시행사에 대한 대여 증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단기차입조달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분양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에 따른 매출 감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분양 물량 증가로 공격적인 분양가 책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할인 분양, 마케팅 비용 상승 등에 따른 이익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이익 축소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기성 진행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등을 고려할 때 재무부담 역시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부실 사례에 비춰볼 때 건설사들이 단기적으로 영업실적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사업성 위주의 보수적인 수주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실적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리스크를 감수하고 상대적으로 사업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존 PF 우발채무와 관련해서도 본 PF로 전환된 프로젝트 분양 성과가 중요하다”며 “분양 성과가 저조할 경우 운전자본부담이 확대되며 PF 우발채무가 재무제표상 차입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수주 규모, 지역 분포 등을 포함한 개별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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