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중국과 서방 간 정치적 긴장 속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의 납품업체들이 중국을 떠나 동남아시아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10여개 기술기업 관계자들이 다음 주 공장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 대다수는 베트남 또는 말레이시아를 생산 거점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은 “(이번 출장은) 중국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한 더 폭넓고 장기적인 전략의 일부로서 (동남아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장에 참여하는 10여개 기업은 대부분 ASML의 계약업체들이다. ASML은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 인텔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회사다.

로이터는 이들 업체 중 일부는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문서에 따르면 출장 기업에는 ASML의 리소그래피(반도체 기판에 집적회로를 만드는 기술) 시스템에 전기 제어장치, 전원 제어·배전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뉴웨이즈를 비롯해 정밀기계공급업체인 NTS, 베스트로닉스, BKB 정밀, HQ그룹, KMWE그룹 등이 포함돼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의 첨단반도체 기술 확보와 군사용 전용 등을 우려하는 미국의 압력 등으로 ASML에 중국 내 기업에는 첨단 장비를 팔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ASML의 리소그래피 시스템은 대당 가격이 1억7000만 달러(약 2250억 원)에 달한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