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카카오와 하이브가 경쟁구도를 펼친 가운데, 경영권은 카카오가, 플랫폼 협력은 하이브가 맡는 쪽으로 인수전이 종결됐다.

하이브 측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12일 밝혔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당매수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이에 카카오 측은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주당 15만원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방침이다. 

하이브는 "대항 공개매수(2차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SM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신 하이브는 카카오와의 플랫폼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정확한 협업 내용을 답변드리기는 어렵다"며 "실질적인 협력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이브는 이수만 SM 전(前)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매입한 지분 14.8%에 대해서도 "SM 주식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도 하이브와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카카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카카오는 SM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SM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SM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수전) 경쟁 과정에 대한 국민과 금융 당국의 우려를 고려해 하이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하이브가 인수를 중단함에 따라, 이달 말 예정된 SM 정기주주총회에서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은 사퇴할 예정이다. 사외이사 후보의 사퇴 여부는 카카오와 협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