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 절차를 두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 구도를 이어온 하이브와 카카오가 극적 협의에 성공했다. 인수합병(M&A) 재료 소멸에 고공행진 하던 에스엠의 주가가 개장 직후 털썩 주저앉으면서 앞으로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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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엠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극적 협의에 성공하며 향후 에스엠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에스엠 사옥. /사진=연합뉴스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스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66% 떨어진 13만50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오전 9시 46분 기준 18.81% 빠진 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12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한 달간 에스엠의 주가를 견인했던 경영권 분쟁 관련 이슈가 종료되면서 주가가 강한 하방 압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인 지난 12일 하이브와 카카오는 에스엠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에스엠 인수가 난타전으로 치닫으면서 주식 시장에서도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0일 협상에 돌입한 양사는 3일만인 이날 오전 전격 합의를 발표했다. 협상 테이블에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투자 실무진이 자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협의를 통해 카카오는 에스엠 경영권은, 하이브는 플랫폼 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에스엠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면서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카카오와 논의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양사는 대승적인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면서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합의함과 동시에 양사의 플랫폼 관련 협업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카카오는 에스엠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원동력인 임직원, 아티스트, 팬덤을 존중하고자 자율적·독립적 운영을 보장하고 현 경영진이 제시한 에스엠 3.0을 비롯한 미래 비전과 전략 방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스엠의 글로벌 지식재산권(IP)과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협의를 통해 경영권을 가져오게 된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예정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에스엠 지분을 35%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절반씩 나눠 매수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20.78%,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13%까지 확대해 최종 지분은 39.91%로 늘어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와 카카오의 전격 협의 이후 에스엠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면서도 “다만 카카오가 여전히 1주당 15만원의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이를 사들여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는 투자자가 존재할 것”이라면서 “이들의 매수세가 주가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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