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등장으로 달아올랐던 삼성물산 주가가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엘리엇의 추가 지분 매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주주총회 참석주주 확정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가 지난 11일 이뤄지면서 언제든 엘리엇이 지분을 내다팔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54% 하락한 6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물산 주가는 엘리엇이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시한 지난 4일(6만9500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16일 종가는 엘리엇의 등장 이후 주가가 가장 높게 오른 5일(7만6100원)과 비교하면 14.45%나 하락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전격적인 자사주 처분을 계기로 내달 주총에서 삼성그룹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며 엘리엇과의 지분 경쟁 이후 오른 주가가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명부 폐쇄로 엘리엇이 언제든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점도 주식에는 악재다. 주주명부 폐쇄이후에는 주식을 팔아도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순한 주총 참가용으로 사 모은 주식이라면 굳이 쥐고 있을 이유가 없다.

엘리엇이 삼성물산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지난 12일 이후 뚜렷한 대량 매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은 점도 분쟁 재료가 힘을 잃는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한편 합병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날 7.14% 급락한 제일모직은 이날은 별 변동 없이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그룹이 합병 포기설을 강하게 반박한데다가 전날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세가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합병 무산시 발생할 손실을 감내할 주주가 많지 않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