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정부가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300조 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클러스터 구축’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국가참단산업 육성전략과 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논의‧발표하며 경기도 용인에 710만㎡(215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세계 최대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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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2년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경영진들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승 DS부문 CTO, 이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
용인 클러스터를 통해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국내외의 우수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국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클러스터 구축’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는 의미에서다.
삼성 300조 원 직접 투자…‘파운드리 일류화’ 기대감↑
메모리 1위를 넘어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하고 있는 이 회장도 정부의 이번 투자에 팔을 걷어 붙였다. 삼성은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향후 20년간 3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00조 원이 투자되면 대한민국 전체에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 원, 고용유발 160만 명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투자규모 자체가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메모리뿐만 아니라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종합반도체 기업인 삼성은 기존의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이번 용인 클러스터 조성으로 용인까지 연결하며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는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일류화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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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그리고 건설 중인 테일러 신공장까지 감안해도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공장이 건설돼 가동되면 TSMC와의 경쟁에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 우위는 생산 CAPA 부족과 같은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용인 클러스터를 통해 파운드리 CAPA를 추가로 확보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TSMC의 진정한 경쟁인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 마련
삼성은 이날 ‘용인 클러스터’를 넘어선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국가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반도체 패키징 △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분야까지 비수도권 첨단산업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향후 10년간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은 또 상생을 위해 △중소 팹리스 육성 △지방대학과의 파트너십 확대 △그리고 미래 세대 기술인재 육성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신규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기업, 그리고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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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전시된 디스플레이 제품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 같은 메가 클러스터는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 밸류체인과 국내외 우수 인재를 집적한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민국이 ‘메모리 1등’에 이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전 밸류체인’에서 세계를 리드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를 본격화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이 주도하는 메모리의 초격차가 확대되고 파운드리 경쟁력이 제고되면 ‘메가 클러스터’에 있는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과 시너지를 내며 ‘반도체 생태계’의 비약적인 도약이 기대된다.
재계에서는 “향후 한국이 글로벌 최첨단 반도체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자동차와 IT 등 기존 산업은 물론 AI‧메타버스‧챗GPT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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