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가 다시 내려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법정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카드사들은 다시 자동차할부금융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가 다시 내려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롯데 등 6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는 5.9~9.8%(현대자동차 그랜저(신차), 현금구매비율 30%, 대출기간 60개월)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카드 5.9~7.8%, 롯데카드 6.0~6.0%, KB국민카드 6.31~6.41%, 우리카드 6.5~9.8%, 신한카드 6.6~7.0%, 삼성카드 7.2~9.1% 등이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5%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2월에는 7.3~10.5% 수준을 보였으며 연초에는 11%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는 3%대에 머물렀으나 4분기 들어 급등 추세를 보여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카드사의 조달비용인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도 크게 오른 영향이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강원도 레고랜드 부도 사태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 경색으로 여전채 금리가 연 6%대를 훌쩍 넘기자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도 반년 만에 두 배에서 세 배 이상 뛰었다.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를 통해 조달하는 급등한 여전채 금리가 상품금리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카드사들은 금리를 높여 사실상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카드사들은 높은 금리를 주고도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자 비용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이에 지난해 금융당국이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를 가동해 여전채를 매입하는 등 채권시장 안정화 노력으로 올해 1월 여전채 금리는 5%대까지 내렸고, 2월엔 4%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후 미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해지며 시장금리가 뛰는 듯했으나 이달 중순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에는 조달비용이 반영되는 만큼 시장금리 하락세가 시작되면 이들 금리 역시 내리막길을 걸을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지난해 말에 비해 비교적 안정세를 찾으면서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도 내려가고 있다”며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법정최고금리 인하, 대출 규제 강화, 핀테크업체와의 경쟁 등 카드업계에 악재가 산적해 있다보니 업계에서 수익 보전을 위해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자동차 할부금융은 수익 안전성이 높은 사업으로 카드사들이 자동차 제조사들과 제휴한 특별금리 상품을 내놓는 등 다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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